최태원 회장, 'AI 인재상' 주제로 무대에 올라
"인재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개인의 생존법
속도, 규모, 안전 '3S' AI 국가전략 제언
"AGI 시대 오면 中기술굴기 대응한 싸움 가능"
대기업 총수의 '미래 전략' 강연에 호평 이어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KBS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 2 최태원의 대답'에서 AI 인재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인재의 정의가 달라질 것이다. AI를 부릴 수 있는 개인 간 능력차는 사라질 것이고, 사회를 재설계 관점에서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유리해질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8일 방송된 KBS1TV '다큐 인사이트 인재전쟁2: 최태원의 대답'편의 강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최 회장은 '리즈닝(추론) AI 시대'에서 '에이젠틱 AI 시대'로, 다시 인간 수준의 'AGI 시대'라는 3단계 AI 전개 방향을 설명하며, 이에 대응한 개인의 생존법과 국가 차원의 인재 전략을 깊이있게 풀어냈다. 최 회장의 인재상에 대한 고민은 AI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것이며, 기업 간, 국가 간 대격변을 야기할 것이란 판단에 기반한다. 방송 후, 유튜브 등 관련 영상에는 "대기업 회장이라 그런지 (강연의 질이) 확실히 다르다" "지금 시대에 이렇게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대기업 회장은 거의 없을 것이다" "후속 3편이 기대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KBS가 방송한 '인재전쟁2'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SK 제공
개인의 생존법...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
최 회장은 "현재 우리는 인간이 질문하면 답을 내놓는 '리즈닝(추론) AI' 시대를 지나고 있으며, 앞으로는 스스로 판단하고 시키면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기에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능력 차이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며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 역시 AI를 얼마나 빨리,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에이젠틱 AI 시대의 이른바 '능력의 양극화 단계'를 넘어서면, 그 다음 단계로 인간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오게 될 것이고, 이때부터는 개인 간 지식과 생산에 대한 능력 격차가 오히려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령 "현재는 어떤 두 사람의 능력치가 각각 10과 100으로 10배 차이가 나지만, AGI 시대에는 인간 모두에게 1000 수준의 능력이 기본적으로 더해지면서 각각 1010과 1100이 돼 상대적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최 회장은 "특정 분야만 깊게 아는 스페셜리스트(전문가)보다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스템과 사회를 설계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형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며, AI가 많은 일을 대신하면서 '1인 1직업 공식'이 붕괴되고, 1인 다(多)직업, 멀티잡의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방한한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5년 안에 AGI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AGI의 파급력은 산업혁명의 10배, 속도는 10배 더 빠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각·적응·공감·신체 4가지 근육'...인간 능력의 본질적 부분 언급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디어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뉴시스
최 회장은 AI 시대 인재들이 갖춰야 할 핵심 경쟁력으로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바디스킬(Body Skill) 등 이른바 '4가지 근육'을 제시하며, 학교교육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먼저 "지식을 빨리 습득하고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훈련은 이제 AI로 대체된다"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지금의 선택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며 "실패 이후에도 다시 적응하고 새로운 선택을 이어갈 수 있는 적응력과 회복력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가치인, '공감능력', 음악·미술·스포츠처럼 인간의 '신체 활동'을 통해 창출한 가치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AGI 시대, 中 기술굴기와 대응한 싸움 가능"
KBS 1TV '다큐 인사이트-인재전쟁 2부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최 회장은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기술굴기에 대비한 한국 사회의 의대선호 현상이 미래 국가경쟁력에 격차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객석의 질문에 "AGI 시대가 되면 (AI로 기술과 정보가 공유돼) 오히려 중국과 대응한 싸움이 가능해 질 것"이라며 "다만, 국내외 우수 엔지니어를 확보하는 등 AGI 시대가 오기 전까지 전환기를 잘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의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틀렸다기 보다는, 공대와 과학기술 분야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Speed(속도) △Scale(규모) △Safety(안전)이라는 '3S'를 AI국가 전략으로 제시했다. "완벽한 제도를 갖출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전문가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교육·행정·의료 등 생활 밀착형 에이전트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AI 대실험장인) 'AI 시티'도 선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등 평소 AI 시대에 대한 고민을 다각도로 풀어냈다.
한편, SK그룹은 다음주에 시간 관계상 본편에서 방영되지 못한 내용을 중심으로 '최태원의 AI 국가 만들기 전략 5가지'가 KBS 유튜브를 통해 추가로 공개된다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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