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수 28% 오르며 선방했지만
11%만 주가 상승…양극화 심화
AI 관련주에 모든 수급 몰린 상황
비이성적 과열은 아니란 분석도
"산업 성장속도 기반한 쏠림현상"
코스피 급등에도 주가 상승 종목은 10개중 1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열풍에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증시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에 코스피는 28.45%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기간 코스피 948개 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111개 종목으로, 전체에서 11.71%에 불과했다. 811개(85.55%)가 하락했고, 26개(2.74%)가 보합에 머물렀다.
대형주에 매수세가 쏠리면서 상승장에서 중소형주 소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코스피 대형주는 33.01% 급등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8.80%, 14.47% 떨어졌다.
중동 전쟁 직후 증시가 휘청였던 지난 3월 코스피가 19.08% 급락하면서 전체 종목 중 14.75%만 상승했었다. 이와 비교해도 상승종목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지난 4월과 비교하면 종목별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지난 4월 코스피가 30.61% 급등하면서 전체 종목 중 84.83%가 상승세를 기록했고, 하락한 종목은 12.54%이다. 같은달 코스피 대형주 31.88%, 중형주 22.58%, 소형주는 14.38% 오르는 등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20%가량 상승했던 올해 1월과 2월에도 절반 이상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상승 종목 비중은 1월 60.88%, 2월 74.11%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60%가량을 떠받치고 있는 만큼, 쏠림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1·4분기 기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94조840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67%에 달한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증시는 'AI'에 모든 수급이 쏠리고 있는데, 한국 증시는 더욱 극단적이다"며 "한정된 시장 수급은 결국 실적과 내러티브가 뒷받침되는 AI 주도주로의 쏠림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강한 AI 수요에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와 내년 설비투자(캐펙스) 전망치가 상향됐다"며 "국내 반도체는 AI 추론 수요 확대에 따른 캐펙스 투자에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쏠림 완화는 오히려 '버블 붕괴'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929년 신기술 소비재 붐 △1972년 니프티 피프티 △2000년 닷컴 버블 등을 사례로 들며 당시에도 극단적인 주도주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흔히 쏠림을 '비이성적 과열'로 평가하지만,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며 "당시 주도주들은 단순히 미래 이익 기대만 컸던 것이 아니라, 지금의 반도체처럼 이미 이익 성장 속도가 매우 빨랐다"고 분석했다. 이어 "버블 막판으로 갈수록 쏠림은 해소되기보다 심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쏠림 해소는 반가운 확산의 신호가 아닌 버블 붕괴의 전조"라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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