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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제조업 쏠림… 서비스업 지원 ‘서발법’ 힘 실리나

GDP 44% 차지하는 서비스산업
성장성·생산성 제조업에 뒤처져
韓서비스 수출 점유율도 후퇴
융복합 신산업으로 서비스업 확장
국회에 4건 서발법 제정안 발의
보건의료 제외돼 통과 가능성↑

깊어지는 제조업 쏠림… 서비스업 지원 ‘서발법’ 힘 실리나

한국 경제 성장동력이 반도체 제조업에 편중되면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 제정 필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기존 제조업 경쟁력에 서비스 신기술을 접목하는 산업 패러다임 전환 없이는 잠재성장률 반등도, 수출 외연 확대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고용과 내수의 버팀목인 서비스산업에서 융복합 신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서발법을 통해 규제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2대 국회에는 총 4건의 서발법 제정안이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김영환 의원과 국민의힘 송언석·최은석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3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 상정됐다.

재경부에 따르면 과거 공청회가 열린 적은 있었지만 소위 차원의 본격 논의는 올해가 처음이다. 2011년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 15년 만에 국회 통과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에는 보건의료 분야가 포함되면서 의료 영리화 논란이 불거져 번번이 폐기됐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보건의료 분야가 제외된 만큼 서발법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은 "야당의 통일된 입장은 아직 없으며 지방선거 이후 하반기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발법의 핵심은 규제 체계 전환이다. 법안에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법령이 불명확한 경우 산업 진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해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타다와 로톡 사례처럼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법체계와 충돌하며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취지다.

또 정부가 기업의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한 인허가를 심사할 때 법령 미비 등을 이유로 거부하거나 반려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여야 법안에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서발법은 신사업과 관련해 포지티브(법에 없으면 금지) 규제를 네거티브(원칙적 허용·예외적 금지) 규제로 전환하는 방향"이라며 "일부 법안에는 '인허가 등 신청 전 비조치 의견' 제도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전 정부에 법적 문제나 제재 가능성을 사전에 문의해 사업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정이 서발법 처리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서비스산업의 구조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은 2024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4%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지만 성장성과 생산성 모두 제조업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은 2024년 4.3%, 2025년 2.0% 각각 성장한 반면 서비스업은 1.6%, 1.7%에 그쳤다. KDI는 올해 역시 서비스업 성장률(3.3%)이 제조업(6.4%)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성 격차도 크다. 국내 서비스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8.9%(27위)에 그친 반면 제조업은 122%(6위)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서발법이 통과되면 서비스업 수출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한국의 서비스 수출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4년 1.6%(18위)로, 2022년 1.8%(16위)보다 후퇴했다.
제도 개선을 통한 경쟁력 제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정선영 한국은행 거시분석팀 차장은 "서비스산업은 업종 간 규제 장벽으로 기술 융합이 지체돼 왔지만 서발법이 제정되면 이를 완화할 여지가 생긴다"며 "부처별 규제를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서비스 융합 흐름에 맞는 상위 법적 기반이 필요하며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