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금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제 금값이 분기 기준으로 약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금 가격 낙폭은 약 13.4%에서 14%에 달해 2013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 기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 가격은 올해 1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온스당 5595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30일(현지시간)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3942.99달러까지 밀리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 선물 가격 역시 2분기 중 20.4% 하락하며 2020년 1월 이후 가장 큰 분기 하락 폭을 보였다.
이러한 금값 폭락의 주된 원인은 중동 및 이란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전망이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 리베룸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한 것이 핵심 하방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시장이 올해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9월 인상 가능성도 6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중개업체 마렉스의 에드워드 메이어 분석가 역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어 시장은 금리 인상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대표적인 무이자 자산이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오르면 국채 등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감소하게 된다.
투자 자금의 대규모 이동과 각종 악재도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귀금속 전문업체 MKS 팜프의 니키 쉴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공지능(AI) 반도체나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같은 성장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강달러 현상과 세계금협회가 전망한 6월까지의 2개월 연속 금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 일부 중국 은행의 소매 투자자 귀금속 선물 거래 제한 등도 가격 하락을 강하게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의 굳건한 금 매입이 향후 금값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위즈덤트리의 니테시 샤 책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가 향후 금 가격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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