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2% 상승, 30개월 만에 최고
취약계층 보호에 최우선의 정책을
소비자물가 상승률 3.2% '2년6개월만에 최고치'/사진=뉴스1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고유가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무더위까지 덮친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고 2일 발표했다. 2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올해 1~2월 2%였던 상승률은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으로 3월 2.2%, 4월 2.6%로 높아진 데 이어 5월 3.1%, 6월 3.2%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3%를 웃돌았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이 결정적이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24.7% 뛰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p 끌어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충격이 한창이던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기름값 상승은 식재료 운송비와 배달비, 매장 운영비를 거쳐 외식물가까지 밀어올린다. 그나마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전체 소비자물가를 0.4%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지수도 5월 3.3%에서 6월 3.4%로 더 올랐다. 식품은 2.3%, 식품 외 품목은 4.1% 상승했다. 서울 유명 냉면집의 냉면값은 2만원에 육박하고 삼계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장면·김밥·칼국수 같은 서민 음식도 줄줄이 올랐다. 직장인과 학생들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점심값 부담이다.
미·이란 간 종전합의라는 대형 호재로 유가가 다소 안정을 찾고 있지만 물가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충격이 시차를 두고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이 커지면서 당분간 물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반도체 성과급발 임금 상승이 소비를 자극하고 있는 데다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선 고환율과 시중 통화량 증가까지 겹쳐 고물가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긴축 기조를 강화했고, 한국은행 역시 금리를 올려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문제는 고물가의 충격을 취약계층이 더 크게 받는다는 점이다. 금리까지 오르면 빚을 안고 살아가는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검토 중인 추가경정예산도 신중해야 한다.
재정지출 확대가 자칫 고물가·고환율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안정과 경기대응 사이에서 더욱 정교한 정책공조를 펼쳐야 한다. 물가를 잡는 것이 최우선의 민생대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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