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0.6%, 연간 3% 가시권에도
시장 밀려난 청년 금융위기후 최고
23일 서울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2·4분기 0.6% 성장하며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5월 제시했던 전망치(0.2%)보다 0.4%p 높은 '깜짝 성장'이다. 1·4분기 1.8% 성장에 이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간 3%대 성장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 속에서도 반도체 호황이 줄곧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성장의 내용도 이전보다 나아졌다. 민간소비에서도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늘어 0.4% 성장을 이뤘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등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3.3% 늘어난 점도 미래 성장 기반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나 급증했다. 1988년 1·4분기 이후 38년여 만의 최고 증가율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기업의 투자 여력과 가계의 구매력이 커져 내수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성장의 온기가 국민 모두에게 고르게 퍼지고 있느냐다. 같은 날 발표된 청년층 고용 통계는 정반대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5월 기준 최종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비율은 48.6%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51.7%) 이후 가장 높았다. 3년 이상 일자리를 얻지 못한 비율도 19.4%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대학 졸업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약 4년6개월로 역대 가장 길어졌다. 취업과 자격시험을 준비하려고 휴학하는 청년은 늘었지만, 졸업 후 취업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비율은 84.8%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청년 개인의 눈높이나 노력 부족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기업들이 경력직과 수시채용으로 선발 방식을 바꾸면서 신입 채용 문은 갈수록 좁아졌다. 공무원시험 준비 비중이 5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도 이런 이유다.
성장의 과실이 특정 집단에만 쏠리는 것을 바로잡고 사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과감한 구조개혁이 결국엔 해법이다. 그동안 정부가 내놨던 청년대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를 면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청년 신규 고용 여력은 일률적 연봉형 임금과 막무가내 정년연장 요구, 그리고 과도한 성과급 투쟁 리스크가 해소돼야 가능하다.
전 영역의 인공지능(AI) 대전환과 맞물려 고용 시장에서 가장 위태로운 이들이 청년층이다. AI가 청년들의 출발 기회를 앗아가고 있다는 분석은 최근 고용 통계에서 현실로 확인됐다. 그런 만큼 청년 취업 지원책은 보다 구체적이고 정교해져야 한다. 양극화 해소도 더 방치할 수 없는 과제다.
대기업 노조의 무분별한 임금투쟁이 협력사와 중소기업 근로자의 박탈감을 키운다는 지적을 새겨야 한다. 취약계층이 고용과 물가 충격에 시달리면 호전된 성장 수치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반도체가 살린 성장의 온기가 청년의 첫 일자리와 국민의 나아진 삶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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