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여 다양한 의견 쏟아져
정책 수정·보완으로 이어져야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된 100분을 훌쩍 넘기며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다양한 정책 제안과 의견이 쏟아졌다.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불만과 요구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의 정교한 분석도 제시됐고, 일반 국민의 절박한 호소도 나왔다. 이날 제기된 다양한 의견이 이미 제시된 정책 방향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데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국민 대토론회의 의미가 살아날 것이다.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정부·전문가·국민 등 140여명이 참석해 공급·금융·세제 등 부동산 전 분야를 놓고 3시간 넘게 찬반 의견을 쏟아냈다. 자유토론에 앞선 전문가 발제에서는 끊어진 주택 공급의 연결고리를 복원하려면 금융·세제 지원과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제와 관련해서는 보유세 부담이 주요국과 비교해 어느 수준이 적절한지, 초고가주택의 과세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유세 강화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도 함께 제안됐다.
이번 대토론회는 국토교통부(14일·공급), 금융위원회(15일·금융), 재정경제부(16일·세제)가 잇달아 연 사전토론회를 거쳐 마련됐다. 정부가 운영한 온라인 창구에도 토론회 당일까지 6000여건의 정책 제안이 접수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그러나 규제지역 지정, 대출규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 1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보유세 강화, 보유세 인상에 맞춘 거래세 완화 등을 놓고 찬반이 팽팽히 맞섰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셈이다.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정책 결정권자인 이 대통령의 발언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정상화하려면 최소 3배가량 올려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급격한 인상에 따른 조세저항을 고려해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 보유 목적에 따라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음에도 핵심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기존 입장이 비교적 분명하게 재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집값 급등과 관련해서는 "공급의 한계는 뚜렷하다"며 시장가격은 존중하되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부담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또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비난과 갈등, 저항을 감수하고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해 보유세 강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1주택 보유자라도 실거주·서민·중산층·지방 주택은 감면하되, 초고가·다주택·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는 세 부담을 늘리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다만 초고가주택의 기준과 세 부담 수준은 국민 의견을 더 수렴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토론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자리에서 나온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느냐다.
이미 제시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친다면 국민 대토론회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토론회의 목적이 민의를 폭넓게 수렴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래야 '나라의 주인과 함께 설계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정책 청사진'이라는 이번 토론회의 슬로건도 구호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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