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5년)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다중노출) 2026.8.27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6.8.27 ⓒ 뉴스1 최지환 기자 (세종=뉴스1) 이강 심서현 기자 =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가운데 정부가 상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금융공공기관의 20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을 일괄 소각한다.
또한 정부는 코로나19 시기 대출을 받은 뒤 3개월 이상 연체한 약 6조~7조 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빚에 대해서도 채무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장기 연체채권을 감면하거나 소각하면 '버티면 빚을 탕감해 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상환 능력을 면밀히 심사하고 성실상환자에 대한 금리·보증료 우대를 확대해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8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2020~2023년 은행권과 정책금융기관이 공급한 개인사업자 대출 358조 7000억 원 가운데 아직 상환되지 않은 잔액은 154조 7000억 원이다. 코로나 시기 공급된 대출의 43.1%가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3개월 이상 장기 연체 비율은 4.1%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채무조정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는 장기 연체 대출 규모를 약 6조~7조 원으로 추산했다.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2021년 평균 0.2%에서 올해 6월 0.7%로 높아졌다. 전 금융권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2021년 평균 5.3%에서 올해 1분기 12.7%까지 뛰었다.
정부는 대출금리가 아직 2023~2024년 고금리기보다 낮지만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크게 오른 만큼 향후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표·조달금리 상승분이 대출금리 변경 주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연체채권 소각…코로나 빚 채무조정은 4분기 확정정부는 올해 하반기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빚 가운데 20년 넘게 갚지 못해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채권을 없애기로 했다. 갚을 능력이 없는 차주의 오래된 빚도 정리한다.
먼저 수출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상 장기 미상환 특수채권 162억 원을 처음으로 일괄 소각한다. 해당 기업 대표이사 등 연대보증인의 채무도 동시에 없앤다. 다른 금융공공기관의 채권 정리 방안은 금융위원회가 하반기 중 확정한다.
유동화회사와 대부업체가 보유한 5000만 원 이하·7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도 새도약기금이 최대한 매입해 소각하거나 조정한다. 지난 6월 전수조사 결과 유동화회사가 보유한 대상 채권은 1조 1000억 원, 대부업체 보유분은 최대 4조 5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시기 어려움을 겪은 장기 연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상환 능력을 잃은 차주의 채권은 매입해 소각하고, 일부 상환 능력이 있으면 원금을 감면하거나 상환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채무조정 이후에는 신용 회복과 취업, 재창업 지원 등을 연계해 경제활동 복귀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 구체적인 채무조정 대상과 규모, 감면 수준은 금융위가 추가 검토해 올해 4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어느 정도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소각하거나 감면할지는 기존 새출발기금·새도약기금과의 관계, 성실상환자 문제 등을 고려해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연체채권 소각을 두고는 채무자가 일부러 빚을 갚지 않고 버티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 차관보는 "악의를 가지고 일부러 빚을 갚지 않다가 탕감받는 사례는 생각보다 거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며 "새출발기금과 새도약기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도덕적 해이가 사회적인 쟁점이 될 정도로 확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지 않아야 한다는 금융의 기본 원리와 성실상환자와의 형평성도 함께 봐야 한다면서도 "상환 능력을 완전히 잃은 차주의 채무까지 계속 유지하고 추심하는 것이 맞는지도 균형 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7% 이상 소상공인 대출 4.5%로 대환…햇살론 6.2조 공급정부는 채무조정에 따른 성실상환자의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 금리와 대출한도, 보증료 우대를 확대한다.
기업은행은 성실하게 빚을 갚는 경영애로 소상공인에게 최대 1.8%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소상공인 희망Dream 대출' 공급액을 1조 5000억 원에서 올해 3조 원으로 늘린다.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9월부터 성장성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스텝업 특례보증의 보증료율 우대 폭을 0.3%p에서 0.4%p로 확대한다.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연체 없이 채무를 갚은 기업에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이자 감면 제도를 신설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연 7% 이상 금융권 대출을 4.5% 금리로 바꿔주는 대환대출의 대상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지난해 6월 30일 이전 승인된 대출만 대상이었지만 지난해 12월 31일 이전 승인 대출까지 포함한다.
햇살론 일반·특례보증 공급 규모는 올해 5조 9000억 원에서 내년 6조 2000억 원으로 3000억 원 확대한다. 청년 대상 미소금융 대출한도는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높이고, 이용 대상도 개인신용평점 하위 50%이면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청년까지 넓힌다.
은행권에는 만기 10년 이상의 순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유도한다. 산업은행의 안심금리전환 지원자금 한도도 올해 1조 원에서 내년 1조 5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강 차관보는 "순수 장기 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유도하는 것은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조금 더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금융위에서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도 내년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개편해 지방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한 저리 자금 공급을 확대한다. 현재 5조 9000억 원인 지방 중소기업 지원 한도도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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