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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사고 내고 "동생이 운전"···엿새 뒤 실토한 친형 [거짓을 청구하다]

카니발 몰다 중앙분리대 들이받아
무면허에 미조치 후 현장 떠나
보험사에 동생 이름으로 사고 접수
이후 자신이 했다고 말 바꿨지만
보험사기 혐의 적용돼 재판..유죄 판단

무면허 사고 내고 "동생이 운전"···엿새 뒤 실토한 친형 [거짓을 청구하다]
챗GPT 생성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사건은 경기 양주시 한 삼거리에서 벌어졌다. 운전면허 없이 카니발을 몰던 30대 A씨는 마음이 급했다. 목적지까지 거리가 꽤 남아있던 데다, 야간이라 속도를 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탓에 교차로 통과 이후 편도 1차로로 감소하는 구간인데도 미처 알아채지 못 하고 좌측 차로로 진로를 변경했다. 하지만 그곳은 반대편 차로로, A씨는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을 한 것이었다.

눈치를 챈 시점엔 이미 늦었다. 급히 다시 원래 차로로 옮기려 핸들을 틀었지만 도로 한 가운데 설치돼있던 중앙분리대를 피할 순 없었다.

운전자 바꿔치기

들이받은 충격으로 파편까지 도로에 흩어졌지만 A씨는 이를 치우는 등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이 시점에서 이미 도로교통법위반(사고 후 미조치·무면허운전) 혐의가 적용됐다.

A씨에겐 또 다른 문제가 남아있었다. 수리비만 약 260만원이 나왔는데, 무면허 사실이 드러나면 보험금을 받지 못할 것이 뻔했다. 머리를 굴린 결과는 '동생이 사고를 낸 것처럼 꾸미자'였다.

이에 사고 다음 날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사에 운전자가 동생 B씨였다는 내용으로 사고 접수를 했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미 입을 맞춰놓은 덕에 보험사가 확인 차 B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도 "내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엿새 뒤 A씨 생각이 바뀌었다. 아무래도 동생에게 사고 이력을 남기게 하는 게 마음이 쓰였다. 이에 다시 보험사에 연락해 "사실 내가 사고를 냈다"고 말을 바꿨다.

말 바꿔도 보험사기 유죄

문제는 보험사기까지 없던 일이 되진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미 허위 내용으로 보험금을 청구를 했고, B씨도 거짓 진술을 한 만큼 이들 형제에겐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보험금은 실제 지급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법원은 A씨가 무면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보험금을 받기 위해 허위 보험접수까지 한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중앙분리대를 손괴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그곳을 주행하던 다른 차량들이 파손되기도 했다"며 "이 사고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 허위 접수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험금 지급 전에 스스로 실제 운전자임을 밝힌 점과 피해가 회복된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씨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B씨에겐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멀어 생명을 해치고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토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