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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실판 '낭만닥터들' 등장… "공공의료 책임지겠다"

울주군립병원 9월 4일 개원
정종훈·송필오 등 베테랑 의료진
수술실·회복실·물리치료실 갖춰
10월에는 24시간 응급실도 운영

울산 현실판 '낭만닥터들' 등장… "공공의료 책임지겠다"
울산광역시 울주군립병원이 오는 9월 4일 개원해 본격적인 진료에 돌입한다. 울주병원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와 온산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8만여 명의 주민이 거주함에도 응급실 조차 마땅치 않던 울산광역시 울주군 남부권에 군립병원이 문을 연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9월 4일 공식 개원을 앞둔 울산시 울주군 울주병원이 10명의 베테랑 의료진을 구축하고 지역 주민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0.6명에 불과했던 공공의료 취약지에 모여든 의사들의 모습은 마치 인기 드라마 속 '돌담병원'의 '낭만닥터'들을 방불케 한다.

울주병원의 초대 수장을 맡은 정종훈 병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도권에서 30년 넘게 이어온 안정적인 개원 생활을 정리한 채 울주로 향했다. 수도권에서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의 의료 인력난을 극복하고 울주군의 공공의료 기반을 단단히 구축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내과 이시원 과장 역시 부산 사상구와 동래에서 34년간 원장으로 주민 곁을 지키던 베테랑 개원의였다. 원래 서울 대학병원 교수를 꿈꿨으나 군 복무 시절 매료된 영남권에 정착했던 그는, 요양병원 근무 시절 밤낮으로 치매를 공부하고 개원 직전 스스로 응급실 봉사 진료를 자원할 만큼 식지 않는 열정을 가진 의사다. 30여 년의 병원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시골 지역 공공의료에 모두 쏟아 붓겠다며 마지막 의료 인생을 울주군에 바치기로 했다.

부산지역 간질환의 권위자이자 고신대복음병원 내과 과장 출신인 김익모 과장도 힘을 보탰다. 미국 소화기병학회 국내 2호 정회원이자 간사랑네트워크 초대 회장을 지낸 그는, 평소 환자와의 신뢰 관계를 최우선으로 삼아온 깊은 라포(Rapport) 중심의 진료를 울주 지역 환자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울주군립 울주병원 부원장으로 합류한 송필오 마취통증의학과 과장은 의사이자 현직 목사라는 이색 이력을 지녔다. 수탁기관인 온병원그룹 설립자인 정근 원장의 요청으로 다시 흰 가운을 입은 그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병든 환자들을 전인격적으로 품어내고 있다. 요양병원 운영 시절, 악취와 출혈로 모두가 꺼리던 침샘암 환자의 머리를 직접 감겨주며 "천국에서는 어머니가 제 머리를 감겨달라"는 따뜻한 진심을 전했던 그의 미담은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송 부원장은 수술실 마취와 통증 진료, 응급실을 두루 누비며 군민들의 아픈 마음까지 다스릴 예정이다.

서울대 의대 출신이자 영남대병원 교수를 역임한 신장내과 권위자 윤경우 과장의 영남권 복귀도 화제다. 대한신장학회 부회장을 지낸 그가 15병상(추후 20병상 확대) 규모의 인공신장실을 전담 관리하게 되면서, 그동안 타 지역으로 원정 투석을 다녀야 했던 울주군 신장 장애인 및 만성 신부전 환자들의 오랜 숙원도 해결됐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했던 외과와 정형외과 부문의 수술 치료 체계가 대폭 강화되면서 먼 타지 대형병원을 찾아 떠나는 불편을 크게 덜게 됐다.

40대 외과의사로서 지방 필수 의료의 희망을 쏘아 올린 한양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출신의 김영찬 외과 과장은 맹장염이라 불리는 복강경 충수절제술과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성심껏 집도한다. 정밀한 최소 절개 복강경 수술법을 활용해 환자의 통증과 흉터를 최소화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탈장 교정술과 항문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치핵 절제술, 피부 표면이나 체내에 생긴 혹을 정밀히 제거하는 종괴 절제술까지 차근차근 치료해 나간다.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인공관절 수술 권위자인 이장성 정형외과 과장은 관절 통증으로 고생해 온 어르신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닳아 없어진 관절을 세밀하게 교체해 정성껏 치료하는 고관절 및 슬관절(무릎) 전인공관절 치환술을 통해 지역 어르신들이 다시 건강하게 발걸음을 내딛으실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최소 침습 방식의 관절경하 반월상 연골 절제술을 비롯해, 갑작스러운 낙상이나 사고로 뼈가 부러진 응급 환자의 뼈를 바르게 맞추고 고정하는 관혈적 정복술 및 내고정술(ORIF), 발목 힘줄을 복원하는 아킬레스건 재건술, 상처 부위의 오염된 조직을 깨끗이 정리해 조기 회복을 이끄는 변창절제술까지 세심하게 집도하며 지역 정형외과 질환 치료를 전담한다.

이외에도 경북대 의대 출신의 권오녕 영상의학과 센터장, 경상대병원 인턴 수료 후 보건소 및 지역 응급실장을 거치며 현장을 누벼온 장인일 과장 등 총 9명의 명의들이 울주군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뜻을 모았다.

울주병원 정종훈 병원장은 "소외된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공공의료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저마다의 인연과 사연을 품은 의료진이 뭉쳤다"며 "몸과 마음을 함께 치유하는 따뜻한 병원으로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늦어도 10월에는 24시간 가동되는 응급실도 운영할 계획이다.

울주군 공공의료기관인 울주병원은 수술실, 회복실,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응급실을 비롯해 물리치료실, 임상검사실, 방사선실, 조제실 등 필수 특수진료실과 주요 부대시설을 두루 갖췄다.
또 이들 명의들의 지역 완결의료를 뒷받침하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촬영),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최첨단 특수 진단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울주군(군수 이순걸)과 의료법인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은 지난 2024년 8월 13일 '울주군립병원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의료법인 온병원은 올해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민간 위탁방식으로 울주병원을 전적으로 책임 운영하게 된다.

[email protected]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