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전격 사퇴
靑 "정책 추진 가속화 위한 인사"
참모진 전반으로 쇄신 확대 가능성
"할일 많지만 물러날 때" 퇴임 인사
野 "꼬리 자르기… ETF 특검 추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지 약 15개월만에 사퇴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브리핑 때 모습.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년 3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이번 사퇴가 경제라인을 비롯한 추가 인사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정책실장까지 교체되면서 주요 경제·부동산 정책을 이끌어온 진용이 상당 부분 재편됐다.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쇄신의 범위가 청와대 참모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밝혔으며,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고 전했다. 사의 표명부터 수리까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진 데다 예고 없이 발표됐다는 점에서 김 실장의 사퇴가 급박하게 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도 김 실장은 유임시킨 바 있다. 김 실장까지 한꺼번에 바꿀 경우 경제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 실장 역시 사의를 밝히기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산업의 대도약과 국민의 재도약이 함께 가야 한다"며 "이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도약을 위한 투자도 시작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정책 주도 의지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 실장이 개각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돌연 사의를 밝혔고, 이 대통령은 하루 뒤 이를 받아들였다. 직전까지 유임 기류가 뚜렷했던 만큼 사퇴 배경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할 수 밖에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일하는 방식과 내용, 방향 등을 재조정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면서 "경제정책 라인도 내각에서 이미 발표된 인사를 통해 변화가 있지 않았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좀 더 활력을 찾고 동력을 내기 위해 이뤄진 인사라고 받아들여 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부터 김 실장까지 경제라인 교체가 이어지는 것을 정책 기조 변화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정책 과제들이 많이 있고 특히 경제정책과 관련해 결정하고 추진해야 할 사안이 많은 상황에서 보다 속도감 있게 활성화하고 가속화하려는 조치라고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30%대까지 하락한 데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김 실장 책임론이 확산되고 야당의 교체 요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 정책 컨트롤타워 교체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정부 출범 이후 경제·사회 정책 전반을 조율하며 3대 메가 프로젝트와 한미 관세 협상 등 핵심 현안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부동산·세제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책임론의 중심에 섰다.
야당은 김 실장의 사퇴를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은 경제·금융정책 전반의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한편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추진까지 거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김용범의 작품이었다"며 "증시는 도박판이 되고, 국민의 통장은 털리고, 증권사들만 돈을 벌었다"고 지적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레버리지 ETF 3인방 중 남은 두 명인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지만, 이제는 제가 자리를 비우고 다음 사람들이 또 자기 몫을 해나갈 때라고 생각했다"는 퇴임의 변을 전했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성석우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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