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기본공제 12억원으로 올려
실수요자 부담 덜어줄 대책 제시를
정부가 1일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넘기면서 일부 반발을 수용한 수정안을 공개했다.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으로 올리고 부부 공동명의 1인당 공제액은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조정했다. 세 부담 상한도 기존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일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넘기면서 일부 반발을 수용한 수정안을 공개했다.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으로 올리고 부부 공동명의 1인당 공제액은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조정했다. 세 부담 상한도 기존 150%를 유지하는 등 일부 후퇴했지만 거주 여부에 따른 본질적인 과세 차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국회는 이런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심의해야 한다.
애초 개편안의 문제는 다양한 삶의 형태와 시장 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부 내용이 수정됐지만 실거주 1주택자는 14억원을 공제받는 데 비해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 그쳐 차등 과세 원칙이 유지됐다. 취학·전근·질병 치료·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 사유가 있는 비거주 실수요자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았다.
이번 수정안으로 비거주자의 실거주 전환과 임대인 부담 전가에 따라 전월세 물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은퇴한 고령층이 세 부담 때문에 수십 년 거주한 집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현대판 고려장'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한 달간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개편안 발표일 이후 지난달 30일 기준 강남 3구를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마포구·성동구·동작구 등 한강벨트 매물도 늘었다.
정부가 정조준한 '똘똘한 한 채' 대책이 일단 효과를 내는 듯하다. 그러나 중저가 아파트는 공급 부족 우려 속에 호가와 실거래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대출 한도가 6억원인 강북과 비강남 아파트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집값 안정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가주택 매물 증가만으로 전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수정안의 실거주 우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1주택자 간 과세 형평성과 세 부담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며 추가 보완을 예고한 것은 타당하다. 정치적 타협에 그친 어정쩡한 봉합이 돼서는 안 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만큼 정부안의 허점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야당 역시 정쟁용 비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조세 정책은 국민의 재산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시장의 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만큼 정교해야 한다. 현장의 반발을 외면한 채 밀어붙이는 세제는 시장 왜곡과 국민적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여야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원안의 틀에 갇힌 땜질식 보완에 그치지 말고 실수요자의 부담을 덜면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전면 재검토해 현실적인 수정안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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