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붐이 장기채 흔든다…韓 단기물 중심 국채 발행 필요"
한국, 10년물 발행 비중을 웃도는 30년물 발행 비중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장기국채 금리 상방 압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한국도 단기물 중심으로 국채 발행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AI 투자 사이클이 성장과 물가를 끌어올리고, 장기국채 수요 기반까지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AI 투자는 단기적으로 총수요를 자극한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미국 성장률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과 구리, 특수가스 등의 수요를 늘려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과 물가가 함께 오르면 중앙은행은 고금리 기조를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적자와 선제적 투자 수요, 공급망 재편도 실질중립금리의 상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장기적으로는 AI 투자 확대가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낮출 가능성도 있지만, 생산성 개선에 따른 공급 확대가 본격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안 연구원은 현재 국면이 기술주 투자 낙관론이 총수요를 자극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채권 약세로 이어졌던 1999년과 닮았다고 진단했다. 향후 1~2년간 AI 투자가 채권금리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급도 장기물에 불리하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우량등급 장기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연기금과 보험사에 장기국채의 대체 투자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국채 수요를 구축하고,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에 요구하는 추가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미국은 이미 장기국채의 구조적 수요 감소에 대응해 단기국채(T-bill) 중심으로 발행 전략을 옮기고 있다.
안 연구원은 한국도 국채 발행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은 보험사의 초장기채 수요를 고려해 10년물보다 30년물 발행 비중을 높게 가져왔고, 주요국 중에서 초장기국채 발행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는 한국이 10년 미만 중단기물 중심으로 발행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단기물 비중을 높이면) 이자 비용 증가와 차환 물량 확대는 부담이지만, 원활한 국채 발행과 수요 유지를 통한 시장 안정이 장기국채금리 급등을 막고 금융 여건을 안정시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각국 정부가 장기국채 발행 비중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국채 수급 불안 해소 여부를 판단하게 만들 이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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