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와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은 3일 국회도서관에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에서 교원단체 및 학부모가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뉴스1 ⓒ News1 조수빈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초등학교 입학 이후 정규교육이 일찍 끝나면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가정이 육아휴직이나 사교육 등으로 메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초등 저학년의 예체능 사교육이 교육뿐 아니라 돌봄 역할까지 상당 부분 대신하고 있는 만큼, 공교육이 학생의 교육과 돌봄을 책임질 수 있도록 교육시간을 확대·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국가교육위원회와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은 3일 국회도서관에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고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필요성과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초등 저학년의 교육시간 문제는 단순히 시간을 늘릴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발달 단계와 교육의 질, 학교 현장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교원의 수업과 생활지도 부담, 학교의 인력과 공간, 이를 뒷받침할 재정도 깊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황인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초등학교 수업시수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정책적 검토' 발표에서 우리나라 초등 1·2학년의 연간 정규 수업시간이 581시간으로 OECD 비교 평균인 815시간보다 234시간 짧다고 분석했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크게 줄면서 돌봄 공백이 발생하고, 이를 개별 가정이 육아휴직이나 사교육 등으로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돌봄 공백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1·2학년의 사교육 참여율은 84~86% 수준이며, 사교육 참여 학생 가운데 예체능 사교육을 '보육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비율은 1·2학년 모두 42.6%였다.
교육시간 확대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은 "수업시간 확대의 공공성은 모두에게 똑같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최소한의 풍부한 성장 경험을 공교육이 보장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현재 연간 581시간인 초등 1·2학년 수업시간을 1단계로 초3·4 수준인 657시간, 2단계로 초5·6 수준인 725시간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추가로 필요한 교원은 각각 약 5430명과 1만290명, 추가 인건비는 연간 약 5200억 원과 9800억 원으로 추산됐다.
늘어난 시간은 국어·수학 등 교과수업보다 놀이와 휴식, 문화·예술·체육 활동 중심으로 구성하고, 담임교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담교사를 투입하는 '교육팀 체제'도 제안했다.
반면 교원과 학부모 등 교육 현장에서는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모든 학생의 의무수업시간 증가로 직결될 필요는 없다는 반론이 나왔다.
김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경기 둔전초 교사) OECD 평균보다 수업시간이 짧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초등 1·2학년의 수업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가마다 입학 연령과 수업일수, 방과후 활동 등 교육 여건이 다른 데다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는 것과 모든 학생의 의무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조장우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조직위원장은 수업시간과 학교 체류시간, 공적 돌봄시간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돌봄 공백이 문제라면 정규수업을 늘리기보다 학교 체류시간을 확보하고 교육과 돌봄을 각각의 목적에 맞게 재구조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소영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처장(대전 배울초 교사)은 한국 초등학교의 연간 수업 시간이 짧다는 근거로 제시된 OECD 통계의 맹점을 지적했다.
OECD 평균 '845시간'은 만 6∼11세 전 연령 관측치를 보유한 29개국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핀란드, 스웨덴 등 유독 수업시간이 짧은 국가군이 제외됐고 독일, 오스트리아 등 초등학교 4년제 국가들의 경우 만 10∼11세 중등 교육시간이 초등 통계에 섞였다는 설명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고 "돌봄 공백을 교육시간 확대로 떠넘기는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며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반대 피케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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