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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폐기준 강화 필요하나 정교한 보완장치 갖춰야

소액주주 300만·보유 8조 영향
기업들도 상장유지 책임 다해야

[사설] 상폐기준 강화 필요하나 정교한 보완장치 갖춰야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을 적용할 경우 현재 주가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이 상장유지 기준(유가증권시장 300억원·코스닥시장 200억원)에 못 미치는 기업은 모두 238곳이다. 이들 중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이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사진=뉴시스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동전주'와 시가총액(시총) 미달 종목이 무더기 퇴출 위기에 몰렸다. 소액주주 피해가 수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부실·한계기업을 적기에 솎아내 증시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당국의 취지는 타당하다. 하지만 약세장과 맞물려 일률적 잣대로 상장폐지를 밀어붙이면 대규모 소액주주 피해와 투자생태계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을 적용할 경우 현재 주가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이 상장유지 기준(유가증권시장 300억원·코스닥시장 200억원)에 못 미치는 기업은 모두 238곳이다. 이들 중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이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지난 7월 1일 상장규정 개정안 시행 이후 이달 4일까지 주가 또는 시가총액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종목은 50개가 넘는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상장유지 기준이 유가증권시장 500억원·코스닥시장 300억원으로 올라간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위기종목은 471곳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문제는 잣대가 너무 일률적이라는 점이다. 코스닥 지수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주가·시총이라는 단기 가격 지표만으로 퇴출 여부를 가르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성장 잠재력이나 기술력을 갖춘 특례기업,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건실한 기업까지 함께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액주주 피해도 막대하다.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을 합친 해당 종목의 소액주주는 312만7000명, 보유주식 평가액은 8조원에 육박한다. 한 투자자가 여러 종목을 보유할 수 있고, 상장폐지가 곧바로 전액 손실을 뜻하는 것도 아니지만 상당한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다.

금융당국도 시장 충격을 감안해 시총 기준 추가 상향 시점을 애초 내년 1월에서 6개월 늦추기로 했다. 지난 7월 1일 이후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 중 일정 재무요건을 충족하고 이전을 희망하면 정리매매 없이 기존 가격을 유지한 채 코넥스로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실기업의 과감한 퇴출이라는 방향은 유지하되 재무건전성, 기술력, 성장 잠재력, 고의적 주가조작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정교한 보완장치를 갖춰야 한다.


한계기업과 대주주는 주가부양과 자본 확충, 실질적 경영개선을 통해 상장 유지요건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편법·꼼수로 연명하려는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당국과 기업은 상장폐지 절차마다 충분한 정보 공시와 정리매매 기회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해 수조원대 피해로 이어지는 '개미 잔혹사'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