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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전 대법관 “기후변화와 홍수 피해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상 받아야”

현지 매체 인터뷰 “네팔은 온실가스 배출 적은 데 가장 큰 피해” “‘기후변화 손실 및 피해 기금’ 신청해야” “안데스·알프스·카르파티아 산맥 같은 지역 협약 필요”

네팔 전 대법관 “기후변화와 홍수 피해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상 받아야”
[서울=뉴시스] 네팔 대법관을 지낸 아난드 모한 바타라이 카트만두 법과대학 교수가 7일 현지 매체 칸티푸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출처: 칸티푸르) 2026.06.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네팔 ‘빙하 홍수’ 대참사는 기후 변화로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녹아 발생해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네팔이 피해자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24일 유엔(UN) 총회에서 네팔 대홍수 피해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예정이다.

환경법 학자이자 대법관을 지낸 아난드 모한 바타라이 교수는 7일 현지 매체 칸티푸르와의 인터뷰에서 “총리가 네팔이 겪은 고통과 손실에 대해 사실과 수치를 바탕으로 유엔 총회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타라이 교수는 총리의 유엔 연설을 계기로 “세계는 네팔을 제대로 이해하게 될 것이고, 기후 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지원 체계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타라이 전 대법관은 미국 MIT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연구하고 현재는 카트만두 법과대학에서 기후법과 정의를 가르치고 있다고 매체는 소개했다.

◆ 히말라야 지역 기온 상승 다른 지역보다 2~5배 빨라

-이번 홍수를 ‘히말라야 쓰나미 또는 대홍수’라고 부른다.

"환경법 학자로서 기후 변화와 홍수가 상호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에서 이처럼 큰 홍수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없을 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지난 10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였음이 명확히 드러났다. 여러 연구는 히말라야 지역의 기온 상승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2~5배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히말라야에서 발생했거나 발생하고 있는 현상은 기후 변화 때문이다. 빙하 등 암석이 떨어져 나가 대홍수가 발생한 것도 이런 결과다."

-네팔은 기후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국가 중 하나로 거론되지만 아직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파리 협정에서는 ‘보상’ 아닌 기후 변화로 인한 취약 지역의 ‘손실과 피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경제적 손실과 비경제적 손실 모두 포함된다.

협정이 언급하는 ‘취약 지역’에 히말라야 국가들이 포함된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최빈개도국들도 해당된다. 네팔은 두 범주 모두에 속한다. 기후 변화에 대한 기여도는 적었지만,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손실 및 피해 기금’은 ‘적응 조치’를 취해도 손실 및 피해를 예방할 수 없는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2022년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서 채택되어 COP-28부터 시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 기금에 지원금을 청구해야 한다.

이제 네팔은 피해 규모를 구체적인 수치와 사실에 근거하여 평가해야 한다. 증거를 제출해 피해 규모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기금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금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지만 국제사회는 기금 증액을 추진할 것이다.

네팔이 이 기금과 유엔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면 분명히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후정의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 “‘기후변화 손실 및 피해 기금’ 신청해야”

-어떻게 자금을 받을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해 과학적으로 입증하나.

"이 기금에 보상을 청구한 전례가 없다. 이 기금이 최근에 설립되었기 때문이다. 네팔이 최초 사례가 될 수 있다.

정부는 과학자, 엔지니어, 측량사, 연구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발전소, 교량, 도로, 주택 등 시설물의 피해를 평가해야 한다. 인명 피해도 포함된다."

-히말라야 산맥 아래의 네팔에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국제 사회에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 중에서 ‘중앙 히말라야’ 지역에 속한다. 히말라야 산맥 보호를 위해서는 모든 국가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나는 2003년부터 히말라야 보호를 위한 지역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 인도, 네팔이 함께 협력해야 하지만 부탄과 파키스탄도 참여시켜야 한다.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히말라야와 빙하를 감시하는 시스템 구축 등을 논의해야 한다.

이번 홍수는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네팔 안나푸르나 산맥의 세티에서 빙하 낙석 사고가 발생했다. 2021년에는 인도 차몰리에서 비슷한 사고로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혔다.

네팔과 인접 국가에서 빙하호 붕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시킴과 네팔 타마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 안데스·알프스·카르파티아 산맥 같은 지역 협약 필요

-중국과 인도 외 미국 같은 나라도 탄소 배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서로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묻기 보다 함께 히말라야 산맥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중국, 미국, 인도가 온실가스 배출량 1∼3위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온실가스도 히말라야에 똑같이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은 세계적인 공동의 관심사다."

-이번 홍수는 기후 변화의 결과로 발생했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인간의 행동 또한 추가적인 피해를 야기한다고 한다.

"탄소 배출원이 얼마나 가깝든 멀든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히말라야 산맥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육지 면적의 약 25%가 산으로 덮여 있다. 가장 큰 것은 히말라야 산맥이다.

안데스, 알프스, 카르파티아 산맥 등에는 환경과 지속 가능한 개발 등을 다루는 지역 협약이 있으나 히말라야에는 없다.

이번 홍수는 네팔 쪽으로 떨어지는 빙하 때문에 발생했지만 작년에는 티베트의 수프라 빙하 호수가 붕괴돼 홍수가 났다."

-홍수 직후 네팔과 중국간 정보 교환 문제, 정보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이 문제를 누구를 탓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히말라야 산맥은 많은 곳에서 감시 시스템이 없다. 우리는 위성 사진을 통해서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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