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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두 달 새 10% 뚝…삼성·하이닉스 영업익 전망 21兆 증발

3분기 실적 눈높이도 동반 하향
달러 매출 원화 환산 효과 축소
메모리 가격·HBM 수요 강세는 지속

환율 두 달 새 10% 뚝…삼성·하이닉스 영업익 전망 21兆 증발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본사(왼쪽) 및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원화 강세가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도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0% 넘게 떨어지면서 양사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20조원 넘게 낮아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5.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10일 1501.4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10.4% 하락했다.

환율의 방향이 바뀌면서 반도체 업계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7월 10일 기준 이전 한 달간 집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84조원, 277조원이었다.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661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기준 전망치는 삼성전자 377조원, SK하이닉스 263조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합산 기준으로는 640조원으로 두 달 사이 21조원이 증발했다.

이에 따라 올해 3·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함께 내려가고 있다. 지난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15조원과 84조원으로 합산 199조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각각 111조원과 77조원으로 낮아져 합산 전망치가 188조원까지 떨어졌다.

메모리 업황 자체가 꺾였다기보다는 가파른 환율 하락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반도체 기업은 제품 대부분을 해외에 판매하고 대금을 달러로 받는 만큼 원화 가치가 오르면 같은 규모의 달러 매출을 올려도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특히 삼성전자는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258조6000억원 가운데 수출은 245조7000억원으로 95%를 웃돈다.

SK하이닉스도 환율 하락에 따른 손익 변동폭이 크다. SK하이닉스가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외화자산·부채 규모가 유지된다고 가정해 환율 민감도를 산출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약 4조75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도 환율을 하반기 실적의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DB증권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견조한 메모리 출하량과 판매가격 상승에도 비우호적인 환율과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부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외 투자와 비용 집행 등을 포함한 올해와 내년 사업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환율이라는 단기 변수가 메모리 업황의 구조적인 성장세까지 꺾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출하량 증가가 제한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증가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편 AI 시장 확대에 따른 HBM 수요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AI 모델의 고도화와 중국 업체들의 고효율 AI 모델 출시 경쟁이 이어지면서 AI 연산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