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자 28년 만에 최대 감소
노동개혁·일자리 생태계 조성 필요
지난 10일 부산 영도구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도서관에서 '2026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을 비롯해 조선·해양·물류·금융·IT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했다./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경제 호황에도 20대 취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고용률도 5년 만에 60% 아래로 추락했다.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도 청년 고용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대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청년들의 삶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인턴 같은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이 시급하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20대 취업자 수는 작년 동기보다 19만3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여파가 컸던 1998년의 55만명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도 폭이 크다. 전체 고용지표만 봐도 청년 고용 부진은 두드러진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는 18만4000명 늘어 전달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하지만 청년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어 46개월째 감소했다.
20대 절대 인구 감소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고용 부진은 심각하다.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20대 인구는 3.5% 줄었지만 20대 취업자는 5.6%나 감소했다. 20대 고용률도 1.3%p 하락한 59.1%를 기록했다. 20대 고용률이 60%를 밑돈 것은 5년 만이다.
정부는 연일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에도 2030년까지 공공·민간 일자리 20만개와 청년 창업 10만명 등 30만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청년 연령기준을 확대하고 체험형 단기 인턴을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 방안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의 반응도 차갑다. 이러한 청년 고용 부진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20대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 요인 중 하나로도 꼽힌다.
기업들의 채용방식 변화와 인공지능(AI) 등장도 한 요인이다. 대규모 신입 공채를 줄이고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면서 청년의 '첫 일자리'가 사라졌다. AI가 초급·반복 업무를 대체한 것도 한몫한다. 연공서열 중심의 호봉제와 강력한 정규직 보호장치도 마찬가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역시 청년이 구직을 단념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임금격차 해소와 함께 재직 경력이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는 데 도움이 된다면, 중소기업이 첫 직장으로 외면받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연공서열에서 성과·직무 중심 체계로 전환해 노동시장 경직성을 해소하고, 임시직이 아닌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근본적인 노동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또 신산업 진입규제 완화 등 지속 가능한 일자리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 노동개혁과 시장 활성화만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 청년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되돌려주지 못하면 국정동력도, 나라의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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