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런당 6달러 첫돌파 이어 '파죽지세' 상승…백악관 해싯 "경윳값 주시"
사우디 정유시설 차질 우려에 시장 "민감 반응"…트럼프는 "우크라 탓"
사우디 송유관 폐쇄에 美경유값 최고치…백악관도 '촉각'
갤런당 6달러 첫돌파 이어 '파죽지세' 상승…백악관 해싯 "경윳값 주시"
사우디 정유시설 차질 우려에 시장 "민감 반응"…트럼프는 "우크라 탓"
미 텍사스주의 한 주유소 경유 주유기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 피해로 동서를 잇는 핵심 송유관을 폐쇄하면서 경유(디젤)의 글로벌 공급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유 가격 상승은 글로벌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지만, 특히 중간선거를 한 달여 남긴 미국에서 장바구니 물가와 농업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민감한 정치적 이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자동차협회(AAA)가 매일 집계하는 미국의 경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6.2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의 경유 가격은 사우디의 송유관 피습 소식에 지난 11일 갤런당 6.06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사우디가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에 1거래일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경유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2월 28일 이후 68% 급등한 상태다.
피격된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위성사진 (출처=연합뉴스) 사우디 송유관 가동 중단은 디젤을 비롯한 정제유의 글로벌 공급 부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은 앞서 지난 10일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의 공격을 받고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약 1천200㎞ 길이의 이 송유관은 사우디의 동부 유전지대에서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이어진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후 우회로 역할을 했으며 하루 원유 수송량은 500만 배럴 안팎이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5%에 달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송유관 가동 중단으로 원유 시장보다 정제유와 같은 석유제품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 송유관이 가동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글로벌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14일 장중 5% 가까이 급등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는 상승 폭을 반납하고 1.0% 오른 배럴당 105.68달러에 마감해 경유 대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리처드 브론즈 공동창업자는 CNN 방송에 사우디의 송유관이 수출용 원유 운송과 사우디 서부 해안에 위치한 정유공장에 원유를 공급하는 이중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하면서 시장이 정유공장 원유공급 차질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유와 같은 석유제품의 경우 원유보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이미 공급이 타격을 입은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CNN이 인용한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대표는 14일 낸 보고서에서 사우디 송유관 가동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경유 가격이 갤런당 6.5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농기계 경매장 (출처=연합뉴스) 경윳값 급등은 11월 중간선거를 7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연료비 급등이 선거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경유 가격이 현재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며 백악관이 경유 가격 상승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경유 가격 상승은 트럭 운송을 비롯해 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생산비용 상승을 초래해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꼽혀왔다.
특히 수확 철을 앞두고 경유를 연료를 쓰는 농기계 가동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 농업 비중이 큰 '격전지'에서 공화당 후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글로벌 경유 가격 상승은 대부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롯됐다. 이란 전쟁 탓이 아니다"라며 최근 경윳값 상승의 책임을 이란 전쟁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탓으로 돌린 것도 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에너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이란 전쟁이 가격 상승에 더 큰 요인이 돼왔다고 말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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