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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픽 워시 '인플레 파이터'였다…"볼커 이후 가장 매파적"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선택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넉 달 만에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취임 전 워시를 따라다닌 질문은 연준의 독립성이었다.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만큼 백악관과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컸다.

하지만 취임 이후 워시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보다 연준의 소통 방식을 바꾸고 물가에 대한 메시지를 강화했다. 16일(현지시간)에는 3년여 만의 금리 인상을 만장일치로 이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위원회는 이날 '케빈 워시는 인플레이션 매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언론과 월가가 워시와 트럼프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그의 물가 안정 의지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WSJ는 워시를 폴 볼커 이후 가장 매파적인 연준 의장이라고 평가했다.

점도표 두 번 건너뛰고 성명도 짧게…'말 줄이는 연준'

워시는 향후 정책을 미리 설명하는 대신 연준의 메시지를 짧고 단순화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워시는 지난 6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이번 9월에도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에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 최대 19명이 참여할 수 있는 점도표에 두 차례 모두 워시의 전망이 빠져 점도표에서 점은 18개만 보였다.

워시는 지난 6월 점도표가 "정책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향후 금리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가이던스에도 부정적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워시의 스타일은 더욱 뚜렷해졌다. 이번 FOMC성명은 130단어로 7월의 166단어보다 짧아졌다. 워시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시간도 약 22분에 그쳐 전체 기자회견은 30분을 조금 넘기는 데 그쳤다.

말은 줄였지만 물가에 대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워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향후 정책에 대해서는 개별 경제지표보다 추세를 보겠다며 구체적인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은 이와 함께 대차대조표와 인플레이션 분석 등 운영 체계를 재검토하는 태스크포스도 가동하고 있다.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기보다 경제 흐름을 보고 회의마다 판단하겠다는 워시의 정책 스타일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는 금리인하 요구…워시는 물가에 집중

통화정책에서 워시는 취임 직후부터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첫 두 차례 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가 충분한 속도로 2% 목표를 향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점차 강해졌다.

결국 이번 FOMC에서는 12대0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이끌었다. 워시는 이번 조치로 통화정책에서 "완화의 일부를 제거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연속적인 금리 인상 경로를 예고하지는 않았다. 연준의 만장일치 결정은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는 반대 방향의 결정이다. 그러나 워시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에는 거리를 두고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책무에 집중했다.


취임 전 워시를 둘러싼 핵심 질문이 '트럼프가 원하는 금리 인하를 해줄 것인가'였다면 이제는 물가를 잡기 위해 워시 연준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WSJ는 언론과 월가가 워시와 트럼프의 관계에 지나치게 집중해 더 중요한 변화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두 차례 연속 자신의 금리 전망을 내놓지 않고 정책성명과 기자회견까지 짧게 가져간 워시는 향후 금리를 말로 예고하기보다 회의 때마다 정책 결정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