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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칠천피 다가온 코스피, 무너진 내 포트폴리오 재정비할 적기[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다시 칠천피 다가온 코스피, 무너진 내 포트폴리오 재정비할 적기[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영화 '베스트키드'의 한 장면
[파이낸셜뉴스] 대니얼: 주먹 지르는 법은 언제 배우나요? 미야기: 균형을 먼저 배워. 균형이 핵심이야. 균형이 좋으면 가라테도 좋고, 모든 게 다 좋아져. 균형이 무너지면, 차라리 짐 싸서 집에 가. 알겠니? < 영화 <베스트키드>(The Karate Kid, 1984)의 대사 >
영화 <베스트키드 (The Karate Kid, 1984)>에서 가라테를 배우기 위해 스승 미야기를 찾아간 대니얼(랄프 마치오)은 공격 기술부터 배우고 싶어 합니다. 그러자 미야기는 뜻밖의 답을 내놓습니다.


균형을 먼저 배워. 균형이 핵심이야(Balance is key).

이 대사는 주식시장이라는 링 위에 올라온 수많은 초보 투자자에게도 적절한 조언으로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초보 투자자는 대니얼처럼 빠른 성과를 원합니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 종목을 찾아,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포착하여 자산을 빠르게 증식시키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공격 기술만큼이나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상승장만 지속되거나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황이 있다가도 어느 순간 예고 없이 불황이 찾아옵니다. 시장의 국면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미 연준(Fed)의 금리인상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변화로 예상치 못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미야기 스승의 말대로 균형이 무너지면 주식시장에서 차라리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지름길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급격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아마 시장을 신들린 듯 예측하는 능력은 아닐 것 같습니다. 투자의 중심축을 잡고 기계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수평을 맞추는 기술, 즉 오늘 말씀드릴 리밸런싱(Rebalancing)이 그 대응책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다시 칠천피 다가온 코스피, 무너진 내 포트폴리오 재정비할 적기[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리밸런싱은 '수익 극대화 기법'이라기보다 '위험 관리 기법'
리밸런싱(Rebalancing)은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등 자산군의 가격 변동으로 달라진 포트폴리오 비중을 애초 설정한 목표 비중으로 되돌리는 위험 관리 기법입니다. 투자자가 처음 의도한 위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장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식과 채권 등 자산군 사이의 배분이 아니라, 주식 포트폴리오 내에서 종목별 목표 비중을 유지하는 리밸런싱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식 포트폴리오 안에서의 리밸런싱도 역시 급격한 시장 변화 속에서 의도치 않게 특정 주식으로 위험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기법입니다. 따라서 리밸런싱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기보다 위험을 관리하려는 것 입니다. 물론 위험 관리를 하는 과정 중에 결과적으로 수익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리밸런싱은 초기 설정한 주식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매매를 실행합니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A주식과 방어적 성격을 가진 B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 등락으로 어떤 주식의 비중은 과도하게 커지고 어떤 주식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주식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은 목표 비중을 초과한 주식 일부를 매도하고, 확보된 현금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든 다른 주식을 추가 매수합니다.

먼저 시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주기적 변동성 시나리오에 대입해 리밸런싱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총 자금 1억 원을 투자해서 공격형 자산과 방어형 자산으로 주식 두 개 종목을 5:5 비중으로 매수하고 일정 기간 후에 리밸런싱을 한 경우와 그대로 둔 경우(Buy & Hold)를 비교했습니다. (이 예시는 '리밸런싱 작동 원리'의 이해를 돕기위한 단순화한 가정입니다. 어떤 방식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견해는 절대 아닙니다. 시장의 실제 움직임과 자산 간 수익률에 따라 리밸런싱의 성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다시 칠천피 다가온 코스피, 무너진 내 포트폴리오 재정비할 적기[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다시 칠천피 다가온 코스피, 무너진 내 포트폴리오 재정비할 적기[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위 사례를 보면 1년 차 강세장에서 A주식은 80% 상승해 9,000만 원이 되고, B주식은 5% 상승해 5,250만 원이 됩니다. 전체 자산은 1억 4,250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이때 포트폴리오 비중은 A주식 63.2%, B주식 36.8%로 변합니다. 리밸런싱을 실시한다면 전체 자산을 50:50으로 맞추기 위해 각 종목을 7,125만 원씩 보유해야 합니다. 따라서 A주식 1,875만 원을 매도하고, 그 금액으로 B주식을 매수합니다. 2년 차에 A주식이 45%, B주식이 5% 하락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Buy & Hold 전략에서는 A주식이 4,950만 원, B주식이 4,987.5만 원으로 줄어들어 최종 자산은 9,937.5만 원이 됩니다. 초기 투자금보다 62.5만 원 감소한 결과입니다. 반면 리밸런싱을 실시한 경우 A주식은 3,918.75만 원, B주식은 6,768.75만 원이 됩니다. 최종 자산은 1억 687.5만 원으로, 초기 투자금 대비 687.5만 원의 수익을 기록합니다.

리밸런싱의 장점
리밸런싱은 선박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평형수의 역할처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흔들릴 때 마다 투자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리밸런싱의 장점으로는, 기계적인 매매로 결과적으로 투자자가 시장의 탐욕과 공포에 휩쓸리지 않도록 도움을 줍니다. 특정 종목의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면, 주가 전망과 별개로 일부를 매도해 비중을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또 주가 폭락으로 공포가 지배할 때 목표 비중을 회복하기 위한 기계적 매매를 실행해 감정에 따른 매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의도치 않은 위험에 노출(Risk Drift)되는 것을 차단해 줍니다. 강세장에서 특정 종목이 크게 오르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집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가 당초 감당하려던 수준보다 특정 종목의 주가 변동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사실 상 계좌 전체가 그 종목의 변동성에 종속될 수도 있습니다. 리밸런싱은 이처럼 비대해진 공격형 자산의 비중과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리밸런싱의 단점(강한 추세장에 수익률 잠식, 수수료 문제), 방법(정기·허용오차 밴드·동적국면 리밸런싱)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투자법은 없습니다. 리밸런싱은 칼날의 양면처럼 뚜렷한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강력한 추세장에서는 수익률을 잠식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끝없이 오르는 공격형 주식을 기계적으로 팔아야 하므로, 이른바 주식을 사서 묻어두기(Buy & Hold) 전략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 주식을 너무 빈번하게 사고팔 경우, 이 과정에서 매매 수수료와 음의 슬리피지(불리한 가격에 체결) 등으로 수익률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리밸런싱의 방법으로는 일반적으로 매월·분기·반기·연 1회 등 미리 정한 주기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목표 비중으로 조정하는 정기적인 리밸런싱(Calendar Rebalancing), 목표 비중에서 ±5%p 또는 ±10%p 처럼 오차 허용 범위를 정하고, 실제 비중이 이 밴드를 깨고 이탈할때만 조정하는 허용오차 밴드 리밸런싱(Tolerance Band Rebalancing), 경제 성장률이나 통화 당국의 정책 등 거시경제 국면(Macro Regime)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 리밸런싱을 실행하는 동적 국면 리밸런싱(Regime-Based Rebalancing)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리밸런싱의 개념, 예시, 장단점,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밸런싱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술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과 투자 원칙을 지키기 위한 관리 방법이라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영화에서 미야기 스승은 대니얼에게 공격보다 먼저 균형을 배워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의 방향을 맞히려 하기보다 정해둔 원칙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되찾는 것, 그것이 리밸런싱의 핵심입니다.


[필자소개]
인치범 전무는 금융(삼성생명), IT(안랩, 한글과컴퓨터, SK커뮤니케이션즈), 유통(삼성테스코) 등의 분야에서 30년 간 일관되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업무(PR·IR·ESG·CSR)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케이피아이투자자문에서 투자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주식투자성공은 무엇보다 돈을 다루는 올바른 습관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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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