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비서실장 사의 표명
장관 후보 검증 부실 논란 확산
'3실장' 중 두 자리 공석 위기
李대통령, 순방 후 결정할 듯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의 표명으로 청와대 참모진 개편 폭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기 개각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한 뒤 인사위원장인 비서실장까지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 인사라인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하면 이미 공석인 정책실장과 함께 핵심 참모 두 자리를 새로 채워야 한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강 실장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한 탓이라고 수차례 말씀하신 상황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사의의 배경으로 국정 운영 전반의 보좌 책임을 들었지만, 이중 결정적인 계기로는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연쇄 낙마가 꼽힌다. 용 전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문제, 배우자의 당직과 급여 등을 둘러싼 논란 끝에 물러났다. 김 전 후보자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음주운전 전력 논란 속에 지난 19일 자진 사퇴했다. 추가 의혹을 제기한 전직 보좌진의 탄원서 내용도 보도됐으나 김 전 후보자 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과장, 오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후보자 사퇴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후보자 낙마는 5명으로 늘었다. 후보자 추천과 검증, 정무적 판단 과정에서 논란을 미리 걸러내지 못한 이유를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차제에 인사시스템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인사위원장의 사의 표명까지 이어진 셈이다.
김용범 전 정책실장에 이어 강 실장까지 물러나면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으로 구성된 3실장 중 두 자리가 비게 된다. 국정 조율과 경제·사회정책 총괄을 맡는 핵심 참모 두 자리의 후임을 정해야 해 인선 결과에 따라 국정 운영의 무게중심도 달라질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공석인 정책실장에 이어 비서실장 후임 하마평도 벌써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의 전·현직 의원과 보수진영을 아우르는 경제·정책 분야 인사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무라인 개편과 일부 참모의 내각 이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책실장 인선에 대해 "여전히 고심 중"이라며 경제 회복과 성장 동력 확보에 더해 사회정책을 강화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적 쇄신이 정책 기조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다만 강 실장의 사의 수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아직은 제가 어떻게 할지는 결정을 못 하겠는데, 하여튼 비서실장을 포함해서 우리 많은 분들이 체력적으로도 어려운 그 긴 기간 동안 고생들 많이 하셨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만큼 정상외교 일정과 국정 운영의 연속성도 후속 인선의 변수다.
강 실장의 향후 행보에는 서울시장 선거 변수가 우선 거론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당선 한 달여 만인 지난 7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으로 해당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강 실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도 서울시장 차출론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첩에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강 실장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다만 김 대표는 이튿날 민주당TV에서 거론된 인사들에게 출마 의사를 타진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비서실장 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이번 사태가 비서실장 한 사람 책임으로 끝날 일인가"라며 "종합적인 책임을 질 사람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서실장 교체 정도로 해결될 수준은 진작에 넘어섰다"며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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