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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視角] 서울버스 준공영제, 이제 바꿔야

[강남視角] 서울버스 준공영제, 이제 바꿔야
이설영 전국부 부장
얼마 전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 예고다.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파업이 예고됐고,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그러다 노사협상이 결국 타결되며 파업은 철회됐다. 지난 1월엔 서울 시내버스가 실제 이틀간 멈췄다. 2004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최장 파업이었다. 매번 협상이 타결되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파업은 시민 불편뿐 아니라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남긴다. 지난 1월 파업으로 서울시가 부담한 비용은 15억9600만원이다. 이번에는 파업이 실제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파업에 대비해 준비했던 임차버스 취소수수료와 파업 예고 안내물 인쇄 등에 12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추계치여서 비용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두 차례를 합하면 최소 28억원에 가깝다. 시민의 발이 멈출 것에 대비하는 데만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 셈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가까운 지하철역에 가기 위해서 반드시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 시민들은 속이 탄다. 바쁜 출근시간엔 택시 잡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파업의 원인을 노동자의 일방적 책임으로 돌릴 일도 아니다. 임금과 근로조건을 둘러싼 협상은 노동자의 권리이고, 시민의 이동권 역시 보호해야 할 공공의 가치다. 문제는 두 가치가 충돌할 때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현재의 구조다. 20년 넘은 지금의 버스 운영체계가 이런 갈등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운송수입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비용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구조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도 유지하면서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여년이 흐르면서 노사협상의 결과는 서울시의 재정부담과 시민의 이동권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서울에서는 세계 최초 심야 자율주행버스에 이어 새벽 노동자를 위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지역 주민을 위한 마을버스형 자율주행 서비스까지 운행되고 있다. 자율주행 이동서비스 누적 이용객은 올해 7월 말 23만4000명을 넘어섰다.

최근 서울시 G3서울기획위원회 교통혁신분과는 2030년 자율주행버스 500대 운행을 첫 전략사업으로 제안했다. 2029년부터 정규 대중교통에 단계적으로 도입하자는 구상이다. 새벽·심야 자율주행버스 확대와 한강공원·한강버스를 연결하는 다인승 자율주행차량 도입 등도 검토되고 있다.

여기서 자율주행을 반복되는 파업의 '해결책'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자율주행은 파업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세계 교통산업이 향하고 있는 기술 변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기존 대중교통 체계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미리 준비하는 일이다.

2030년 서울에서 자율주행버스 500대가 실제 도로를 달린다면 기존 버스와 자율주행버스가 상당 기간 함께 운행될 가능성이 크다. 새벽·심야처럼 운전인력 확보가 어려운 시간대나 수요가 적은 노선에서는 자율주행이 기존 대중교통을 보완할 수도 있다. 반대로 복잡한 도심 운행과 돌발상황 대응, 교통약자 지원 등에서는 사람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한 것은 '사람이냐 기계냐'의 선택이 아니다. 사람이 운전하는 버스와 자율주행버스가 공존하는 시대에 노선과 배차, 인력과 재정, 노사관계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2004년 준공영제는 당시 서울 대중교통을 바꾼 혁신이었다. 이제 20여년이 흘렀다.
2030년엔 자율주행버스 500대가 서울 대중교통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미래의 버스를 준비한다는 것은 운전대를 기계에 맡기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변화 속에서 시민과 노동자 모두를 보호할 새로운 운영체계를 함께 만드는 것까지가 미래 교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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