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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경제는 다중 위기" IMF 총재 발언 되새길 때

국가 부채, AI 투자 폭발 등 원인
채무 급증하는 우리도 안심 못해

[사설] "세계 경제는 다중 위기" IMF 총재 발언 되새길 때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 (AP 자료사진). /사진=뉴시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세계 경제가 국가부채(채무), 금융비용,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폭발 등으로 다중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빠른 해결은 기대하기 어려워 각국 중앙은행들은 재정긴축과 국가부채 관리를 더욱 타이트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 관련 순환투자의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지금 우리가 AI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가 너무 높은 만큼, 실패할 경우나 생각만큼 제대로 현실화되지 못할 경우에는 그 실망만으로도 시스템 전체에 대한 충격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언급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말은 우리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재정적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9%다. 아슬아슬하게 50%선 아래에 있지만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국가채무가 계속 늘어나면서 매년 갚아야 하는 이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 국가채무 이자비용은 36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가채무 급증은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빅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고, 프랑스와 일본 등 주요국들도 마찬가지다. IMF에 따르면 세계 공공부채는 2029년이 되면 전체 GDP의 100%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올해 성장률이 호조를 보여 지표상으로는 50% 이하의 수치가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50% 이상으로 올라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주요국들의 채무 급증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채무가 늘어나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국가도 파산할 수 있다. 어느 한 국가라도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하면 각국 경제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닌 것이다.

경기도나 포항시의 경우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의 사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선심성 정책도 원인이지만 가만히 있어도 늘어나는 복지예산 때문에 일부 지자체의 재정 상황은 최근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포퓰리즘적 정책을 자제하고 꼭 필요한 곳에만 예산을 써서 부채 증가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AI와 관련한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발언도 새겨들을 대목이다.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 전체가 중동전쟁의 어려운 국면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AI 개발의 덕이 크다. 현재로서는 산업적 측면에서 AI의 미래는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말처럼 장애물을 만나 개발이 정체되면 한순간에 경제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다.

AI 발전이 너무 빨라 개발을 주도하는 빅테크들이 속도조절에 나서는 움직임도 우리에게는 예사롭지 않다. 속도조절은 투자 축소를 의미하고, 이는 곧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만큼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긴장하면서 대응태세를 평소에 점검해 두어야 한다.

끝날 듯하면서도 끝나지 않고 질질 끄는 중동 사태는 후티 반군의 가세로 오리무중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겉으로 보면 우리 경제가 순항하는 듯하지만 외부 환경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롭다. 오일쇼크가 재발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경계심을 늦출 계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