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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통폐합 몸집 줄었지만… 학과·교원수 제자리로 ‘요요’

KEDI, 통폐합 27개 사례 분석
입학정원 줄고 충원·경쟁률 상승
이해 얽힌 조직개편은 변화 더뎌
국공립·이원화 통합은 효과 한계
유사학과 정비 등 지속관리 필요

대학통폐합 몸집 줄었지만… 학과·교원수 제자리로 ‘요요’
대학 통폐합으로 입학경쟁률과 외국인 유학생 수가 늘고 입학정원은 감소하는 등 대학 경쟁력과 규모 측면에서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통폐합 과정에서 줄었던 학과와 비전임교원은 이후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규모를 줄이는 효과와 달리 내부 조직을 재편하는 구조조정 효과는 장기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김택형 한국교육개발원(KEDI) 부연구위원은 22일 '대학 통폐합, 무엇을 바꾸었나'와 관련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00년부터 2026년까지 추진된 대학 통폐합 37건 가운데 분석이 가능한 27건, 54개 대학을 대상으로 통폐합 전후 변화다.

분석 결과 통폐합 직후 입학경쟁률은 1.66포인트 상승했고 이후에도 연평균 0.13포인트씩 상승했다. 신입생 충원율도 2.51%p 높아졌으며 외국인 유학생은 약 99명 증가한 뒤 연평균 약 35명씩 늘었다. 대학 규모는 줄었다. 통폐합 직후 입학정원은 약 457명, 재학생은 약 827명 감소했고 입학정원은 이후에도 연평균 약 16.8명씩 감소했다.

■학과·비전임교원 통합 직전으로 회귀

반면 내부 구조조정은 지속되지 않았다. 통폐합 직후 비전임교원은 약 130명, 학과는 약 11개 감소했지만 이후 비전임교원은 연평균 20.8명, 학과는 연평균 0.68개씩 증가했다. 직원은 이후 연평균 약 5.5명, 전임교원은 3.52명씩 증가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원과 내부 조직의 변화 속도가 달랐던 것은 감축하기 쉬운 대상과 조정에 시간이 필요한 대상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입학정원 감축은 대학 통폐합이 정원 감축을 전제로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이루어지는 반면, 교원과 학과 조정은 대학 내부 구성원과 이해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학과는 통폐합 직후 유사·중복 학과를 정비하면서 줄었다가 새로운 교육 수요나 전공 다변화에 대응하면서 다시 늘어날 수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외형적 규모는 비교적 빠르게 이루어지지만, 내부 기능이나 조직 재편은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유지되기가 어렵다는 결과를 이번 브리프에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학과와 교원 수 증가를 구조조정 효과가 사라진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재학생 감소로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줄어 교육 여건이 개선될 수 있고 새로운 전공이 생기면서 학과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국공립·이원화 통합 한계

국공립대와 이원화 통폐합 대학은 구조조정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공립대는 교직원 신분 보장과 지역 내 캠퍼스 존치 요구 등으로 학과와 인력을 단기간에 조정하기 쉽지 않았다. 이원화 통폐합도 기존 캠퍼스를 유지하는 방식이어서 학과와 행정 조직이 상당 부분 남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역 주민의 고등교육 접근성과 지역 인재 양성 등 대학의 지역사회 기능을 유지하는 측면도 있다.

통폐합 방식별로는 하나의 대학으로 통합한 '일원화 통폐합'이 17건, 기존 캠퍼스를 유지하는 '이원화 통폐합'이 10건이었다. 일원화 통폐합은 경쟁률 상승과 입학정원 감소, 학과 정비 등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고 이원화 통폐합은 경쟁률과 정원 감축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통폐합 이후 유사·중복 학과 정비, 캠퍼스별 기능 특성화, 행정 조직과 재정·자산 통합 등을 주요 평가 지표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원대와 강릉원주대 통합 과정에서는 학과 단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탑클래스 통합 학과'가 추진되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학과 경쟁력 강화와 함께 통합 과정에서 확보된 자원을 어떻게 재배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통폐합 전후의 정량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취업, 연구성과, 재정 건전성, 지역경제·사회적 효과 등은 분석하지 않았다. KEDI는 향후 비통폐합 대학과의 비교 등을 통해 통폐합 효과를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