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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코앞인데… 할일은 많고 수장은 없는 공소청·중수청 [형사사법체계 대전환 (상)]

개문발차 이제는 기정사실화
법무장관 낙마 맞물려 연쇄 제동
검찰총장 대행, 공소청 임시 지휘
중수청장 후보도 인사 절차 지연
"차질 없는 출범 준비" 공염불

출범 코앞인데… 할일은 많고 수장은 없는 공소청·중수청 [형사사법체계 대전환 (상)]
이응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22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공소청 직제안 관련 브리핑 도중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문을 닫는다. 같은 날 기소를 맡는 공소청과 수사를 맡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나란히 문을 연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없앤 개정 형사소송법도 함께 시행된다.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쥐던 체제가 78년 만에 끝나는 것이다.

그러나 새 체계를 이끌 지휘부는 비어 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자리가 모두 공석이고, 중수청장 후보자는 인사청문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공소청 직제는 가까스로 정해졌지만 내부규정 마련이 남았고, 중수청은 5급 이상 간부 정원 629명 가운데 212명만 채웠다. 사건을 어디에 배당할지, 누가 결재할지도 정하지 못한 채 문부터 여는 셈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이번 주 '형사사법체계 대전환' 기획을 통해 사령탑 공백과 미완의 조직 개편, 중수청·공수처의 역할 정립, 법원의 달라질 자리, 형사 변론시장의 변화를 세 차례에 걸쳐 짚는다.

오는 10월 2일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앞두고 공소청 직제가 확정되고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새로 세워졌다. 정부가 검사 정원 감축 방향까지 제시하며 막판 조직 정비에 나섰지만 법무부 장관과 초대 공소청 수장,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이 모두 없는 상태에서 새 제도가 출범하는 '개문발차'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법무부는 22일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와 '검사정원법 시행령' 수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수정안에 따르면 공소청은 현행 검사 정원 2292명의 약 80~85% 수준의 현원으로 출범한다. 통상적인 결원과 중수청 특례임용, 법관 지원, 사직 등에 따른 결원을 별도로 충원하지 않는 방식이다.

법정 검사 정원 자체도 줄여나간다. 다만 감축 규모는 미리 정하지 않고 공소청 출범 이후 외부기관의 업무분석과 조직진단을 거쳐 결정한다. 내년 정기국회에서 검사정원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직도 당초 입법예고안보다 더 줄였다. 본청 형사기획관·중대범죄기획관 등을 폐지하고 일부 차장검사급 직위와 지방청·지청 부서를 추가 감축했다. '사법통제부'는 실제 기능을 반영해 '불송치심사부'로 명칭을 바꿨다.

공소청 출범을 지휘할 임시 사령탑도 세워졌다. 법무부는 이정현 수원고검장(사법연수원 27기)을 23일자로 대검 차장검사에 전보했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만큼 이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를 대행한다. 구자현 전 대검 차장이 지난 7월 사의를 밝힌 뒤 이어졌던 지휘부 공백을 출범 열흘을 앞두고 일단 메운 것이다. 법무부도 인사 배경으로 "차질 없는 공소청 출범 준비"를 들었다.

이 차장검사는 당장 확정된 직제에 맞춰 대검 내부의 새로운 지침과 규정을 손보는 작업을 지휘해야 한다. 대검 관계자는 "새 직제상 전체 검사 정원이 줄지 않아 일할 인원이 유지돼 다행"이라면서도 "명절 내내 나와서 실제로 일할 때 활용하는 지침을 손보는 일에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각 검찰 실무부서에서는 미제사건의 타 수사기관 이송과 처분, 통합된 부서의 업무분장 등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디까지나 '임시 사령탑'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새 장관이 출범 전 임명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정식 공소청 수장인 검찰총장 인선도 법무부 장관의 제청 절차와 맞물려 있다. 출범 이후 검사 정원 감축과 조직진단, 국회 협의 등 굵직한 후속 과제 역시 새 장관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중수청도 정식 수장 없이 출범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의 인사 절차가 늦어지는 가운데 1차 특례임용 합격자 90여명으로 꾸린 '선발대'가 본청과 6개 지방청에서 청사·전산 등 실무 준비에 들어갔다. 2차 특례임용 신청자를 포함해도 총정원의 68.3%만 충원된 상태이고, 부족한 인력은 경력경쟁채용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중수청장은 1~5급 수사관 임용추천권과 6급 이하 임용권 등을 가진 만큼 정식 청장 없이 조직의 지휘체계와 인사를 완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