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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공임대주택, 잘 지어야 수요자가 찾는다

공적주택 119만채 공급 계획 발표
면적 넓히고 인테리어도 개선키로

[사설]공공임대주택, 잘 지어야 수요자가 찾는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주거안정 플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가 2030년까지 보편형 공공임대 19만가구를 포함해 총 119만가구의 공적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공임대 대상을 저소득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하고 도심·역세권 공급과 중형 평형을 늘리려는 중장기 방향은 긍정적이다. 다만 당장 시급한 전월세 불안을 잠재우기엔 한계가 있고, 재원과 입지 등 핵심 대책은 여전히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최근 10년 평균 공급량인 16만가구보다 많은 연평균 23만8000가구를 공급하는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119만가구 중 공공분양은 24만3000가구이고, 나머지는 건설·매입·전세임대 등 임대주택이다. 계획대로 공급되면 10년 이상 살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 규모는 2024년 193만1000가구에서 2030년 250만가구 이상으로 늘어난다.

특히 이번 발표의 핵심은 보편형 공공임대다. 택지에선 전용 55~85㎡, 도심은 40~60㎡ 위주로 짓고 2베이를 3·4베이로 개선한다. 마감재는 민간 아파트 수준으로 높이며 빌트인 가전도 늘린다. 그동안 공공임대는 엄격한 소득·자산 기준과 좁은 평형, 외곽 입지 탓에 공실이 많이 발생했다. 수요자들은 어쩔 수 없이 임대료 부담과 전세사기 위험이 큰 민간 임대주택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명품·모범 임대주택 사례를 만들겠다는 다짐부터 하기 바란다.

연내 세부 계획을 발표한다는데, 입주 자격기준이나 임대료 등 핵심적인 내용을 잘 보완해야 할 것이다. 민간 아파트급 품질의 임대주택을 도심 핵심 입지에 최대 20년간 저렴하게 공급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국가재정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 공급기관의 부담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월세 시장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서울 외곽에서도 10억원을 넘는 전세가 나오는 등 전월세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신규 착공뿐 아니라 기존 주택 매입 등도 포함해 전체 주택 물량을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시장을 안정시키는 공급대책으로는 미흡한 것이다.

공공 주도의 공급정책도 중요하지만 주택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임대와 매매 공급의 물꼬도 터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실거주 의무 개선 등 규제 보완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의 직접 매입·건립만으로는 재정과 시차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전향적으로 활용, 민간 장기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공공·민간 투트랙' 전략도 검토할 만하다.


이번 대책이 숫자만 나열한 계획에 그치지 않으려면 연내 발표할 세부안에 청년과 무주택자가 선호하는 입지와 LH 등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담아야 한다. 정기적으로 사업별·지역별 추진 상황과 실제 입주시기를 공개해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주거안정 정책은 발표문의 숫자상 약속이 아니라 현장 입주물량으로 증명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