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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포로 한국행, 남북·한러관계 영향은…파병 실상 증언도 주목

정부, 자유의사·인도주의 원칙 강조하며 '로키' 대응…北반응 등 주시 전문가들 "당장 남북·한러관계에 큰 영향 없어…한국 정부가 잘한 일"

北포로 한국행, 남북·한러관계 영향은…파병 실상 증언도 주목
정부, 자유의사·인도주의 원칙 강조하며 '로키' 대응…北반응 등 주시
전문가들 "당장 남북·한러관계에 큰 영향 없어…한국 정부가 잘한 일"

北포로 한국행, 남북·한러관계 영향은…파병 실상 증언도 주목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관계와 한러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자체보다는 앞으로 이들이 파병 과정과 현지 처우 등에 관해 어떤 증언을 내놓는지가 향후 남북·한러관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도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며칠 전 무사히 대한민국에 도착했다"며 입국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지만, 당사자들의 신변 안전과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해 공개를 자제해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과 관련해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이러한 원칙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관련국·기관과 필요한 협의를 진행해왔다면서도 당사자와 가족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신병 처리 여부나 시기·경로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이 당장 남북관계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로키(low-key·절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남북관계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 북한 주민의 한국행을 두고 한국 정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한 전례가 있다.

2016년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했을 당시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북한 적십자사 등을 통해 한국 정부가 이들을 유인·납치했다고 주장하며 송환을 요구했다.

다만 이번에는 북한군 포로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뒤 한국행 의사를 밝혔고, 우크라이나가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당시와는 성격이 다르다.

북한으로서도 이번 사안을 부각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포로가 된 데 이어 한국행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서다.

박 교수도 북한이 이를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에 공개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한국 정부가 포로들을 적극적으로 대외에 내세우지 않는다면 북한도 이 문제를 크게 부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북한이 문제를 부각할수록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다시 환기하는 결과가 되는 만큼 대대적으로 문제 삼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이 사안에 관한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며 북한의 반응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이들이 앞으로 내놓을 증언이다.

북한은 파병군의 전투 장면과 보훈 행사 등을 공개해 참전의 정당성과 활약상을 부각해왔다.

그러나 포로들이 파병 병력의 선발 과정과 자발성 여부, 실제 전투 환경이나 러시아군 내 처우 등에 대해 북한이 공개해온 것과 다른 실상을 증언할 경우 북한 당국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들을 통해 파병과 전쟁의 실상 등이 알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부원장도 "이들에게서 나오는 정보가 북한에는 아플 수 있다"며 북한군이 열악한 환경에 놓였거나 러시아군에 의해 소모적으로 운용됐다는 증언 등이 나올 경우 북한 내부의 파병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에서는 이들의 증언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유용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분의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참전 실상을 우리 국민들에게 직접 말씀드릴 기회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군 포로들의 증언이 본인의 안전과 재북 가족의 안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보호 차원에서 이들의 외부 노출을 상당기간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러관계에 미칠 영향 역시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교수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의 사안과 달리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자체는 한러관계에서 크게 문제 될 사안은 아니라며 러시아 역시 이 문제를 크게 부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포로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문제는 남북·한러관계에 미칠 정치적 파장과 별개로 인권·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차 부원장은 "인도주의적 원칙에는 타협이 없다"며 "본인 의사에 따라 한국에 오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데려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도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경우 처형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었다며 "인권·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데려왔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한국 정부가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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