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관련 항의 방문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23 ⓒ 뉴스1 김명섭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9.23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 압박의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제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한동안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여권과 사법부 간 갈등이 다시 격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경위를 묻기 위해 오는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를 추진 중이다.
민주당은 현안질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경위와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사퇴 의사를 타진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말 대법원을 대상으로 긴급 현안잘의를 열기로 했지만 조 대법원장의 부친상으로 취소한 바 있다. 민주당이 야당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다시 법사위 긴급현안질의를 추진하는 것은 조 대법원장을 상대로 대법관 재제청 문제에 대해 책임 추궁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연휴 전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두고 "스스로 자기 목을 겨누는 칼을 뽑았다", "희대의 난" 등이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었다.
여기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법원 내부 재제청 의견을 무시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는 등 조 대법원장을 향한 대대적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 측은 추석 연휴 전까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의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 외에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도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을 둘러싼 조 대법원장 측의 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반박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법사위 현안질의가 갈등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 대법원장의 출석 여부와 함께 민주당이 현안질의 이후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넘어 탄핵 추진 등 추가 조치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민주당으로선 현안 질의 이후 곧바로 탄핵 추진에 나서기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장 야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압박과 관련해 사법부 길들이기·삼권분립 훼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대법원장의 적법한 제청을 걷어차고 입맛에 맞는 인사를 다시 내놓으라는 것은 명백한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날을 세웠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떠밀려 사법부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또한 범여권 주도로 국회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키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는 것도 고민의 지점이다.
일단 당 지도부도 탄핵 추진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지난 23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민주당TV 인터뷰에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조 대법원장 탄핵론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설명과 설득의 과정 이런 것들도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걸 차근차근 밟아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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