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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24년 만에 최고…글로벌 채권시장 '도미노 쇼크'

美 10년물 장중 5.34% 치솟아
佛 5% 육박·英 30년물 6% 돌파

【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에서 시작된 국채 매도세가 유럽과 일본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운 가운데 각국의 재정적자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까지 겹치면서다.

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34%까지 치솟았다. 2002년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3·4분기에는 금리 상승폭 기준으로 21세기 들어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0년물 금리는 5.2%대로 내려왔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매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글로벌 차입비용과 자산가격의 기준 역할을 하는 32조달러 규모의 미 국채시장이 매도가 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佛 5% 육박·英 6% 돌파…유럽으로 번진 채권 쇼크


미국발 매도세는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빠르게 번졌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0.1%p 상승한 4.96%까지 치솟으며 2002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정부가 430억유로 규모의 지출 삭감과 증세를 담은 2027년 예산안을 내놓은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과 재정건전성 우려가 동시에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10년물 국채의 금리 격차는 2010년대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부근까지 벌어졌다. 프랑스 국가부도 위험에 대비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도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영국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6%를 돌파하며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도 4.69%까지 올라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p에 달했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3.1%까지 상승하며 수십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일본 국채 금리는 5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란 전쟁·AI·재정적자 '3중 압박'

글로벌 채권금리를 밀어올리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는 에너지 가격이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이날 4% 이상 상승해 배럴당 102.38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채권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유가와 미 국채 금리의 상관관계는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각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AI·데이터센터 건설 붐도 채권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차입이 정부와 민간의 자금 확보 경쟁을 심화시키면서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선진국들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에 지급한 이자만 3조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 AI 지출 추정액 2조6000억달러와 국방비 3조1000억달러를 모두 웃도는 규모다.

대니 자이드 트웬티포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금리가 계속 높아지면서 금융여건이 긴축되고 경기 둔화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美국채 24년 만에 최고…글로벌 채권시장 '도미노 쇼크'
미국 달러화. 사진=뉴스1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