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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중수청 시대 오늘 개막…'검찰 개혁' 시험대 올랐다

검찰 수사·기소 분리 첫날…제도 미비·개문발차 현실화 경찰 수사 견제·검찰 미제사건 16만5천건 이관 등 숙제

공소청·중수청 시대 오늘 개막…'검찰 개혁' 시험대 올랐다
검찰 수사·기소 분리 첫날…제도 미비·개문발차 현실화
경찰 수사 견제·검찰 미제사건 16만5천건 이관 등 숙제

공소청·중수청 시대 오늘 개막…'검찰 개혁' 시험대 올랐다
공소청·중수청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2일 문을 열었다.

개정된 형사소소송법, 공소청법, 중수청법에 따라 공소청은 기소와 유지, 중수청은 7대 중대범죄의 수사를 각각 담당한다.

대부분 수사는 경찰이 맡고, 일부는 특별사법경찰관이, 중대범죄로 분류되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학대 등은 중수청이 담당한다.

법관과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이 피의자인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와 기소를 맡는다.

고소장과 고발장은 과거 경찰서뿐 아니라 검찰청에도 낼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는 경찰서 또는 중수청에만 내야 한다.

검찰청의 후신 격인 공소청은 수사 기능이 폐지돼 고소·고발장을 받아도 수사에 나설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경찰이나 중수청 수사가 미진하더라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다.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검찰청은 사라졌으나 검찰총장과 검사 명칭은 사라지지 않는다.

둘 다 헌법에 명시된 직업이어서 없애려면 개헌이 필요하다. 공소청법에 따라 공소청의 수장은 검찰총장이고, 검사들이 공소청에서 근무한다. 중수청에서는 검사라는 명칭이 없이 모두 수사관이다.

특검팀은 한시적인 조직이고, 공수처는 조직이 작아 검사 중 대부분은 공소청에 남는다.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 수사하고 기소했던 검찰청과 달리 공소청은 타 기관이 수사한 결과를 토대로 기소하고 법정에서 유죄를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영장 청구 역시 타 기관의 신청이 있을 때만 할 수 있다.

공소청·중수청 시대 오늘 개막…'검찰 개혁' 시험대 올랐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D-1 (출처=연합뉴스)


이러한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은 과거 검찰청이 비대한 권력을 쥐고 있어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한다는 비판에 따른 개혁 결과다.

검찰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표적수사'와 '정치검찰'이라고 비난받아왔다.

검찰이 가족과 주변인까지 샅샅이 들여다보는 저인망 수사, 사건 본류와 무관한 부분까지 확장하는 별건 수사를 하는 바람에 고통받았다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함에도 법조계는 공소청과 중수청을 우려와 의구심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두 기관을 향한 걱정은 크게 제도 자체의 문제점, 그리고 졸속으로 이뤄진 개청 준비로 인해 이른바 '개문발차'(문을 열고 달림) 두 가지로 구분된다.

공소청·중수청 시대 오늘 개막…'검찰 개혁' 시험대 올랐다
'서울광역공소청·서울중앙지방공소청' (출처=연합뉴스)


제도를 둘러싼 대표적인 우려는 기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사건을 미흡하게 처리하거나 대충 '암장'(은폐)하더라도 제동을 걸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사건 등 경찰의 부적절한 수사가 대중에 알려지면서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보완수사권 존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직접수사는 물론 보완수사조차 하지 못하는 공소청이 기소 후 법정에서 공소유지를 통해 제대로 유죄를 입증해 죄책에 상응하는 형벌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직 검사인 오세현(변호사시험 12회)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는 최근 헌법재판소에 국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공소 제기 이후에도 검사는 수사를 지속해왔고, 과거 법률 입법자들은 '수사와 기소가 분리될 수 없는 개념'이라는 인식에 따라 법률을 개정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기관 간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질지 역시 문제다.

대부분의 수사를 맡는 경찰과 특별사법경찰, 그리고 중수청과 공수처까지.

이들 수사 기관 및 검찰 사이에 편의주의나 이기주의가 작용하면 사건 처리가 하염없이 미뤄지고 '사건 핑퐁'이 벌어지면서 일반 시민들만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기관끼리 서로 협조하더라도 당장 공소청은 수사 중이던 사건을 최대 90일 동안만 더 수사한 뒤 경찰이나 중수청으로 이관해야 하는데, 수사 자료를 주고받는 데 따르는 비용과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검찰의 미제 사건은 2021년 약 3만2천건에서 지난 8월 기준 약 16만5천건으로 폭증했는데, 이를 이관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공소청·중수청 시대 오늘 개막…'검찰 개혁' 시험대 올랐다
검찰 타임캡슐 (출처=연합뉴스)


제도적 문제뿐 아니라 두 기관의 준비 부족도 법조계와 사건 관계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수청은 김지용 청장 후보자가 '친윤 검사'라는 정치권의 주장 때문에 추가 검증을 받느라 임명이 지연되고 있고,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마저 공석이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수청은 정원 2천874명의 66%에 불과한 약 1천900명으로 출범해 한동안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청사 안에 유치장과 구치소를 갖추지 못해 근처 경찰서의 유치장과 법무부 교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양 기관의 인선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조직 안착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지난 1일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행정안전부는 중수청 1급 수사관 7명의 임용 예정자를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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