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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뢰 사고 난 DMZ 관광 확대…안전점검 방식·결과는 제대로 공개 안 해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통일부가 비무장지대(DMZ) 관광열차 증편과 탐방로 재개방을 추진하고 있지만,국회에 보고한 자료에선 관광 구간의 지뢰 관련 안전을 확인한 방법과 결과를 구체적으로 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병 3명이 다친 DMZ 지뢰 사고로 접경지역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관광 확대에 앞서 구간별 점검 내용과 안전관리 체계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5일 나온다.

현재 관광 동선은 사고 현장과 떨어져 있고, 평화의 길도 DMZ 내부 구간을 제외해 운영되고 있어 당장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북한의 지뢰 매설과 폭우에 따른 유실 등으로 접경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 확대에 맞춰 안전 확인 기준과 점검 결과 공유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광열차 운행 확대…DMZ 내부 3개 구간 재개방 추진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6년 반 만에 재개한 'DMZ 평화이음 열차'는 월 2회에서 내년 최대 월 8회로 운행을 늘릴 계획이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열차 사업비 4억 2800만 원을 새로 반영했다. 'DMZ 평화의 길' 내부 3개 구간(파주·철원·고성)의 재개방도 추진해 왔다.

통일부는 평화의 길 개방 전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지자체와 노선 및 주변을 합동 점검하고, 안전관리 매뉴얼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업 시행 이후 지뢰·불발탄 사고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평화이음 열차가 다니는 서울역~도라산역 구간은 DMZ 이남으로, 2002년 도라산역 개통 당시 지뢰 제거를 마쳤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도라전망대 등 연계 방문지에서는 관할 1사단이 경계병력을 투입해 안전을 지원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관광은 안전한 장소를 지정해 이뤄진다면서도 이번 DMZ 지뢰 사고가 "심리적으로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北 매설·폭우 유실…생활 터전에서도 지뢰 발견

북한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지뢰 매설을 포함한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여름 폭우 뒤 2주 동안 인천 강화 해안에서는 북한 목함지뢰 등 12발이 발견됐다. 2020년 집중호우 뒤에는 강원 철원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이북 농경지에서 유실된 것으로 보이는 대인지뢰가 나왔다.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은 지난 5월 파주 민통선 안 해마루촌 주택 인근에서 지뢰 50여 발을 확인해 신고했다. 김 소장은 통화에서 관광객은 안전 통로를 이용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마을이 생긴 지 20년이 넘었는데 처마 끝에서 20~30m 거리에 지뢰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 사례는 접경지역의 유실·잔존 지뢰 위험을 보여준다. 관광 동선의 위험을 직접 입증하는 사례는 아니지만, 관광 확대나 재개방 때 주변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구간별 안전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시설점검은 지자체, 지뢰 관리는 군…정보 공유는 과제

의원실은 사업별 안전점검 과정과 지뢰 제거 이행 내역을 요구했으나, 통일부 답변에는 구간별 지뢰 위험을 확인한 방법과 결과가 없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도라전망대가 지자체 소관이라고 설명했다. 파주시 담당자는 파주도시공사의 도라전망대·제3땅굴 일일 점검은 시설관리 차원이며, 지뢰 관리는 군이 따로 맡는다고 했다.

시설 상태를 확인하는 일일 점검과 군의 지뢰 관리는 점검 범위가 다르다. 관광 구간의 안전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려면 기관별 점검 내용과 결과를 연결해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뢰 정보공개를 둘러싼 문제는 앞서 정부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1년 국방부에 제거 대상 지뢰지대의 위치·제거 일정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고, 지자체와 연 2회 이상 정보를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국방부도 지난 8월 확정한 '제1차 지뢰대응활동 기본계획(2027~2031)'에서 일부 부대의 우기 지뢰 위험 안내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정보공개에는 미달"한다고 평가했다. 권고가 나온 지 5년이 지난 시점에도 정보공개가 충분하지 않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국방부는 향후 지뢰 제거에 앞서 지자체와 주민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첫 지뢰대응계획서 DMZ 제외…관광 구간 점검 기준은 별도 과제

2024년 제정된 지뢰대응활동법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표준에 따라 지뢰를 탐지·제거하고, 검증과 위원회 심의를 거쳐 토지를 개방하도록 했다. 다만 군이 작전·교육·훈련 등 고유 임무를 위해 지뢰를 탐지·제거하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첫 기본계획의 제거 대상은 군사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지뢰지대 200여 곳(약 85㎢)으로, DMZ는 제외됐다. 민통선 이남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북도 후순위로 밀렸다. 평화의 길 12개 노선 가운데 계획에 언급된 것은 파주 구간의 과거 지뢰 제거 실적뿐이다.

DMZ가 제거 대상에서 빠졌다고 관광 구간의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관광 확대에 맞춰 구간별 안전을 어떻게 확인하고 그 결과를 공유할 것인지는 이번 기본계획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올해 말 수립할 2027년 지뢰대응활동 시행계획은 관련 논의를 구체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 통일부 차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지뢰대응활동위원회에서 관광 구간의 안전 확인 기준과 점검 결과 공유 방안을 국방부와 논의하고, 올해 마련할 한국형 지뢰대응활동표준(KMAS)의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정보 공개에는 군사 보안 검토가, DMZ 내부 개방에는 유엔군사령부 협의가 필요하다.

이재강 의원은 "최근 접경지역 지뢰 사고로 국민들께서 걱정이 크신 만큼, 통일부가 관광 확대에 앞서 군과 함께 철저한 안전점검을 선제적으로 챙겨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점검 과정과 결과를 국민께 충분히 설명해 드린다면 우려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마음 놓고 접경지역을 찾으실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