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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헌정사 초유 참정권 박탈 공방… 모디 3기 최대 위기 오나

"선관위가 1억3천만표 도둑질"
'바퀴벌레당' 중심 反모디 결집
위원장 사퇴 요구 등 공세 최고조
논란 길어질수록 정부 부담 가중
조기 레임덕·연정붕괴 우려 나와

印 헌정사 초유 참정권 박탈 공방… 모디 3기 최대 위기 오나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뉴델리(인도)=김준석 특파원·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보트 초리(Vote Chori·표 도둑질)!"

6일 인도 뉴델리 선거관리위원회 앞이 야권 의원들과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를 주축으로 한 대규모 시위대의 거센 함성으로 가득 찼다. 지난달 인도 선관위가 추진한 대규모 유권자 명부 정비 과정에서 무려 1억3000만명의 이름이 무더기로 누락되면서, 인도 정가는 헌정 사상 초유의 '참정권 박탈' 공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인도 전역의 분노를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피해 계층의 성격에 있다. 누락된 유권자 대다수가 반(反)모디 성향의 야권 지지 기반인 무슬림 등 소수종교인, 빈곤층 여성, 고령자, 그리고 관공서 접근성이 취약한 일용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14년 집권 이래 '스트롱맨'으로 군림해 온 모디 총리는 최대의 정치적 암초를 만났다. 불만과 분노로 무장한 Z세대 청년층과 야권이 선관위의 독립성 훼손을 규탄하며 거리로 결집했고,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지역 정당들마저 사태를 바짝 긴장한 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모디 정부의 정치적 기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反모디 성향 국민, 투표권 박탈에 인도 전역 '분노'

6일 인도 현지 언론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야권 의원들과 지지세력들이 뉴델리 선관위 사무실을 향한 대규모 항의 행진을 단행하며 공세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어 오는 10일에는 Z세대 중심의 가상정당인 '바퀴벌레국민당(CJP)'이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면서 이번 선관위 사태가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인도 선거관리위원회(ECI)가 추진한 '특별집중개정(SIR)'을 둘러싸고 야권과 시민단체가 집권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도록 유권자 명부가 의도적으로 조작·정비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선관위와 BJP는 이를 적극 부인하며 SIR은 사망자, 중복 등록자, 자격 미달자 등을 걸러내 선거인 명부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조치에서 비롯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선관위는 명부에서 이름이 빠진 유권자들이 이의제기와 재등록 절차를 통해 권리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출생신고나 서류 구비가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강요하는 것은 사실상 참정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선관위 내부 갈등 의혹은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지난달 23일 일부 선관위원들이 지난 10개월간 유권자 명부 개편과 신규 유권자 등록, 디지털 시스템 등을 둘러싸고 최소 14차례 공식적으로 이견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위원들은 일부 조치가 '권한 없는 불법적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과 현지 언론들은 모디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기야네시 쿠마르 위원장이 문제제기를 묵살하고 강행 처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바퀴벌레당·야당 "'모디 절친' 선관위원장 사퇴"

이번 선관위 사태에도 CJP를 비롯한 Z세대가 다시 전면에 나섰다. 올해 심각한 고용난과 시험지 유출 문제를 계기로 성장한 CJP는 지난 7월 교육부 장관 사퇴를 이끌어내며 모디 3기 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긴 바 있다.

CJP의 창립자 아비지트 디프케는 지난달 집회에서 선관위의 대규모 유권자 명부 정비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여당 연합과 야권의 격차는 불과 2%에 불과했다"며 "1억3000만명에 달하는 표를 삭제한 것은 전체 투표수의 13~14%에 맞먹는 수치로, 정권이 패배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격차를 벌리려는 조치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CJP는 쿠마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를 비롯한 야권도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라울 간디 등 야권 지도자들은 이를 '투표 도둑질'로 규정하며 선관위 전면 개혁과 쿠마르 위원장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연정 무너지나…'진퇴양난' 빠진 모디 3기 내각

모디 정부 입장에서는 선관위의 독립성 논란이 장기화할수록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쿠마르 위원장이 사퇴할 경우 참정권 박탈 논란을 사실상 인정하는 꼴이 되는 반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야권과 시민사회의 거센 저항을 수습하기 어려워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는 모디 3기 내각의 조기 레임덕은 물론 연정 붕괴의 위험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모디 정부는 지난 2024년 총선에서 BJP가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지역 정당들과 불안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지역 정당인 텔루구데삼당(TDP)과 자나타달 유나이티드(JD-U) 등 온건파 연정 파트너당들은 "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행위까지 연대할 수 없다"며 모디 정부와 본격적인 거리두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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