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2심 판결문 적시…"여론조사와의 대가성은 입증 안돼"
법원 "尹·김건희 정치적 공동체…명태균 위해 김영선 공천 관여"
정치자금법 위반 2심 판결문 적시…"여론조사와의 대가성은 입증 안돼"
'무상 여론조사' 윤석열-명태균 2심 무죄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씨를 위해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했다고 인정했다.
김건희 여사가 사건 당시 단순한 대선후보 배우자를 넘어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했다고도 짚었다.
다만 이를 고려해도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기로 협의한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사이 공모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전날 선고한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판결문에 이런 내용을 적시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했다는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의사 합치가 없었고, 명씨가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재판부는 "윤석열 부부가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관여한 사실은, 김영선이 실제 단수 공천된 것과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짚었다.
이어 "평소 명태균의 김영선 공천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 이후 윤석열 부부의 공천 관여 과정 등을 종합해 보면, 부부의 공천 관여는 명태균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부의 공천 관여가 명씨의 여론조사 제공의 대가라는 점까지 입증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대가성을 인정하려면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합의 당시, 혹은 적어도 여론조사가 이뤄진 시점에는 공천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할 것이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부부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조언이나 김종인, 이준석 만남 주선 정도에 국한됐을 뿐인데, 명태균이 사전 합의 없이 자체 비용을 투입하면서 여론조사를 실시·제공·공표했고, 부부는 그 공로를 인정해 명태균이 바라는 공천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 주장처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관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와의 연관성까지 단정할 순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오히려 명씨가 인정 욕구와 과시욕을 충족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판결문에 "명태균은 성장 배경과 학력 등에 대한 결핍과 인정 욕구가 비교적 강했고, 이를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함으로써 대신 만족시키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이유로 윤석열 부부와의 만남을 추구하고 각종 정치적 조력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심에서 무죄 선고받은 명태균 (출처=연합뉴스) 재판부는 설령 김건희 여사와 명씨 사이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가정해도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사이 공모관계까지 입증되진 않았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명씨가 보낸 여론조사 결과를 수동적으로 전달받고 자신이 입수한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명씨에게 공유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만으로 윤석열이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겠다고 명태균과 직접 합의했다거나 김건희를 통해 순차적, 암묵적으로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김건희가 단순한 대선 후보 배우자를 넘어 정치적 공동체에 이를 정도의 적극적 행보를 했고, 윤석열이 김건희와 명태균의 교류를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긴 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의 공모관계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압도적이고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무죄 판단의 근거로 윤 전 대통령 측이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을 정도로 재정이 열악하지 않았던 점도 거론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측의 선거자금이 부족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며 "오히려 윤석열은 '국민의힘 입당 전 예비후보 등록 당일에 선거자금 20억원 한도를 다 채워서 받았고 경선 후 비용이 많이 남아서 당에 반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이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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