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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英 총리 "러시아,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입해"

친(親)브렉시트 진영 "투표 결과 정당성 훼손하려는 시도" 반발

버넘 英 총리 "러시아,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입해"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독일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지난 2016년 실시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과정에 러시아가 개입했음을 공식 인정했다. 영국 현직 총리가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사실을 명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넘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진 인터뷰에서 총리 취임 후 2016년 투표 당시 러시아의 개입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개입이 있었다는 명확한 답변을 받았다"며 "해외 세력이 우리의 정치 과정을 방해하려는 시도와 그 범위를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못하고 너무 수동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지적했다.

버넘 총리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독일 정치권에도 러시아발 허위·가짜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독일과 프랑스 유권자들도 자국 정치의 일부가 적대국인 러시아에 의해 자극되고 조작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넘 총리의 발언에 대해 친(親)브렉시트 캠페인 단체인 '브리튼 언바운드(Britain Unbound)'는 즉각 반발했다.
단체 측은 "2016년 영국 국민이 내린 결정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조잡한 시도"라며 "외세의 선거 개입은 용납될 수 없지만, 러시아의 개입이 투표 결과를 바꿨다고 볼 근거는 없으며 유권자들이 쉽게 속았다고 주장은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2020년 영국 의회 정보안보위원회(ISC)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러시아의 브렉시트 개입 위협을 제대로 평가하거나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한 바 있으나, 결과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크렘린궁과 러시아 외무부는 "타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보고서 내용을 전면 부인해 왔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