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 부지를 전격 방문해 속도감 있는 투자 추진 의지를 천명하면서, 최근 시장 일각에서 불거진 '투자 철회설'을 일축했다. 최 회장이 글로벌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병행 건설' 및 조기 착공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투자 실체성 논란으로 조정을 받던 지역 기반 인프라·개발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로 돌아섰다.
"철회 없다, 다 커질 수도" 최태원 회장 투자 속도전
1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9일 광주 군공항 탄약고 부지를 방문해 호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지를 둘러봤다. SK 총수가 해당 부지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 최 회장은 "지금 빠른 속도로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어 공급 속도를 더 앞당겨야 한다"며 "상황만 갖춰진다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밝혔다. 이어 착공 시점에 대해 "스터디를 더 거쳐야 하지만 용인과 병행해서라도 지어야만 할 사정이 생길 것 같다"며 "국가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면 공사에 먼저 들어가겠다"고 조기 착공 의지를 내비쳤다. 사업 규모 역시 "현재 계획된 팹(Fab) 2기 규모(용인의 3분의 2 수준)를 넘어, 용지와 수요가 더 확보된다면 더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속도전' 기조는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기업가 자문회의(IBAC)에서도 재확인됐다. 최 회장은 "미국 마이크론이나 중국 업체들이 우리보다 빠른 속도로 증설을 단행하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생산능력 확장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호남 반도체' 수혜로 꼽힌 금호전기·유신 상한가
총수의 확고한 투자 의지가 전해지자 12일 증시에서는 광주·전남 지역 기반의 '호남 반도체 수혜주'들이 일제히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지역 대표 기업인 금호전기는 가격제한폭(29.93%)까지 치솟으며 1만1070원에 상한가로 마감했다. 금호건설(20.29%)과 금호건설우(12.75%) 역시 장중 20% 안팎의 급등세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엔지니어링 업체 유신(29.87%)이 상한가로 직행했고, 남화토건(13.18%), 동양파일, 다스코 등 지역 건설·건자재 관련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들 종목은 지난 6월 정부 발표 후 급등했다가 철회설과 실체성 논란 속에 하락세를 이어왔으나, 이번 현장 행보를 계기로 강력한 반등 모멘텀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4.52% 급락... 코스피도 3%대 하락
반면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집행 주체인 SK하이닉스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단기 자금 부담과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겹치며 4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 이날도 4.52% 하락하며 160만 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생산기지 다변화에 따른 중장기 점유율 방어 효과와 막대한 자본 지출에 따른 단기 재무 부담이 엇갈리며 주가 차별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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