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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워 젤렌스키"…트럼프에 거칠어지자 EU 정상들이 말린다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 수위를 낮출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종전 협상을 중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유리한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마찰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판이 갈수록 거칠어지면서 이미 긴장 상태에 놓인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한 러시아산 경유 수출 재개 거래를 거듭 비판했다. 앞서 그는 이 거래를 '푸틴에 대한 생일 선물'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던 러시아 미사일 공격 관련 정보 지원을 중단한 데 대해서도 '위험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트럼프는 독재자들과 초부유층을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공개적으로 큰소리로 말한다"며 "20년, 30년, 40년 동안 지도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압박하고,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일부를 해제해 미국이 관리하는 금융기구로 이전하는 방안까지 제안하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지난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망신 준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고 FT는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설적인 발언들은 유럽 정상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지원은 여전히 필수적일 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 역시 핵심적인 국방 및 정보 지원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EU 관계자는 "그(젤렌스키)의 말이 사실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EU 정상들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유럽 정상 상당수는 우크라이나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젤렌스키에게 이전보다 다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입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미국과의 소통을 계속해야 한다"며 "과거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미국과 적극 접촉하고 소통해 관계를 회복한 경험이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재정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무기만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정보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하고 러시아 내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유럽 정상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달했고,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도록 설득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