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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다임 미국 상장 준비 속도…주관사 선정 이어 대관 강화

미국 투자 재원 확보 움직임…중복 상장 반발 속 실익론도 여야서 주주보호 요구…美분석기관 "성장효과가 지분율 하락 상쇄 가능"

솔리다임 미국 상장 준비 속도…주관사 선정 이어 대관 강화
미국 투자 재원 확보 움직임…중복 상장 반발 속 실익론도
여야서 주주보호 요구…美분석기관 "성장효과가 지분율 하락 상쇄 가능"

솔리다임 미국 상장 준비 속도…주관사 선정 이어 대관 강화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인 솔리다임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강태우 기자 =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중복 상장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솔리다임이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에 이어 미국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대관 조직까지 갖춘 가운데 국내에선 여야 정치권이 잇따라 주주 보호를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할 대관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퀄컴 출신 안드레스 카스트리욘을 대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브라이언 발라드가 이끄는 로비업체와 계약했다.

솔리다임은 "미국 반도체 제조업, 무역 및 규제 관련 사안에 대한 자문을 받기 위해 발라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대관 조직 강화는 미국 내 신규 공장 설립과 수출 통제 대응 등 현지 사업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움직임은 솔리다임이 조달할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와도 맞닿아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며 출범한 회사다.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eSSD)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생산거점 확보와 기술 개발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나스닥 상장의 주요 명분으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솔리다임이 외부 자본을 조달하면 모회사의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이 거론한 솔리다임의 기업가치는 최대 1천500억달러(약 200조6천700억원), IPO 조달액은 최대 150억달러(약 20조670억원)다. 이 수치를 단순 적용하면 전체 지분의 약 10%가 외부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셈이다.

솔리다임 미국 상장 준비 속도…주관사 선정 이어 대관 강화
반도체 대전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서버 메모리 (출처=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상장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상장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주주들이 우려하는 것은 솔리다임의 성장 과실을 외부 투자자와 나눠야 한다는 점이다.

IPO로 외부 자금이 유입되면 솔리다임에 대한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이 낮아지고, SK하이닉스 기존 주주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지배구조 아래 솔리다임이 별도 상장하면 모회사 주가가 보유자산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할인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친다.

앞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미국 중간법인까지 포함한 출자 구조를 '5단 중복상장'이라고 비판하며 상장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공정거래법이 증손회사의 경우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해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3단 상장만을 허용하고 있으나, 이 제한은 해외 계열사에 적용되지 않는다.

정치권도 주주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지난 15일 "해외 중복 상장에도 모회사 주주 보호 원칙은 적용되어야 한다"며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상장의 필요성과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고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이후 자본시장 특위를 중심으로 관련 제도 보완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주주의 뜻을 먼저 묻고 주주 권익의 관점에서 솔리다임 상장을 신중히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솔리다임 미국 상장 준비 속도…주관사 선정 이어 대관 강화
코스피 급락 마감 (출처=연합뉴스)

다만 지분율 하락이 곧바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외부에 내주는 지분보다 새로 유입되는 자금이 만들어낼 성장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논리다.

블룸버그 산하 분석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IPO 조달 자금으로 생산 능력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솔리다임의 이익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지분율 하락에 따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상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시장이 SK하이닉스의 가치를 D램과 HBM 경쟁력 중심으로 평가하는 만큼, 솔리다임의 가치가 충분히 반영돼 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솔리다임이 별도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이를 바탕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한다면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SK그룹의 다층적 출자구조에 대한 우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15일 기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은 46.7%였다. SK하이닉스가 SK스퀘어 자산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도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솔리다임이 별도로 상장하면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다층 상장에 따른 주가 할인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솔리다임 미국 상장 준비 속도…주관사 선정 이어 대관 강화
'초고용량 SSD' (출처=연합뉴스)


결국 쟁점은 솔리다임이 어떤 가격과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어디에 투입하느냐에 있다. 같은 IPO라도 신주와 구주 비중, 자금 사용처에 따라 솔리다임의 투자 여력과 SK하이닉스 주주가 얻는 실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입이나 자체 현금 활용 등 다른 수단과 비교해 왜 상장이 더 유리한지도 SK하이닉스가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할 사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어떤 조달 방식을 택하든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상장 준비가 구체화할수록 기존 주주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SK하이닉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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