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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유흥주점에서 돈내기를 빌미로 양주 한 병 반(약 700㎖)을 1분 만에 들이켠 20대 여성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숨진 비극적인 사고가 알려지면서, 단시간 과음이 인체에 미치는 치명적인 위험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망 당시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무려 0.485%에 달했다. 이는 정상적인 신체 제어 수준을 완전히 벗어나 호흡과 심장 박동을 관장하는 뇌의 연수 부위가 마비되는 수치로, 의학계에서는 통상 0.4~0.5% 이상의 혈중농도를 호흡 마비와 급성 중독사에 이르는 '치사량'으로 본다.
간 해독 한계 넘는 폭음… 뇌간 마비로 호흡 정지
알코올은 위와 소장에서 매우 빠르게 흡수되지만, 이를 해독하는 간의 처리 능력은 한정돼 있다. 표준 체격 성인을 기준으로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은 시간당 소주 약 1~2잔(알코올 10~15g 안팎) 수준에 불과하다.
단 1분 만에 40도가 넘는 독주를 700㎖가량 들이켜면 간의 대사 속도를 수십 배 초과해 분해되지 못한 고농도의 알코올이 혈액을 타고 뇌로 직행한다. 이 과정에서 중추신경계가 급격히 억제되면서 혼수(coma) 상태에 빠지고, 기도를 유지하는 근육이 풀리며 호흡 중추가 마비돼 질식이나 심정지로 이어지게 된다.
급성 알코올 중독 환자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반사 신경이 마비되기 때문에 구토를 할 경우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기도 폐쇄로 질식사할 위험이 매우 높다. 또한 말초혈관 확장으로 체온 조절 중추가 망가지면서 심각한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건처럼 만취자를 깨우지 않고 장시간 방치하는 행위가 사실상 환자를 사망으로 몰고 가는 치명적인 이유다.
의식 저하 보이면 '골든타임'… 즉시 119 신고하고 옆으로 눕혀야
술자리에서 과음한 뒤 나타나는 위험 징후를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만약 술을 마신 사람이 이름을 크게 부르거나 몸을 흔들어도 반응하지 않는 깊은 혼수 상태에 빠진다면 이미 중추신경계가 마비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호흡 양상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호흡 횟수가 분당 8회 이하로 떨어지거나 숨을 쉬는 간격이 10초 이상 벌어지는 등 불규칙해진다면 호흡 중추가 억제되고 있다는 명백한 위험 신호다. 여기에 체온 조절 능력이 상실돼 몸이 급격히 차가워지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입술과 피부가 파랗게 질리는 청색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뇌 손상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경련이나 발작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 중 하나라도 관찰된다면 지체 없이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응급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술에 취해 쓰러진 사람을 단순히 '자고 일어나면 깰 것'으로 여겨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경고한다.
만약 쓰러진 사람이 의식을 잃었다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얼굴을 옆으로 돌려 눕히는 '회복 자세'를 취해주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억지로 물을 먹이거나 토하게 만드는 행위는 구토물이 폐로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이나 질식을 유발하므로 절대 금물이다.
단시간에 술을 쏟아붓는 벌주 문화나 과음 강요는 단순한 유흥이 아니라 생명을 앗아가는 중대한 위험 행위다. 술은 신체가 대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천천히, 충분한 수분과 함께 마시는 것만이 급성 중독의 참극을 막는 유일한 예방법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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