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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인 줄 알았는데"...빚투 개미들, 5일간 3400억 강제 처분 날벼락

투자자예탁금 92조 붕괴 '9개월래 최저'
반대매매 5일 연속 500억 상회

"바닥인 줄 알았는데"...빚투 개미들, 5일간 3400억 강제 처분 날벼락
코스피가 215.27p(3.73%) 하락한 5552.74로 마감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조정 장세가 깊어지면서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주가 급락 여파로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도 5거래일 연속 500억 원을 웃돌며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2조 966억 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조 3063억 원 줄었다. 지난 12일(100조 4389억 원) 이후 5거래일 연속 감소세로, 이 기간 증시 대기자금만 8조 3423억 원(8.31%)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1월 16일(91조 2181억 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거나 매도 후 인출하지 않은 자금으로, 통상 증시 진입 여력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예탁금이 빠르게 줄어든 것은 약세장 속에서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지난 12일 6384.24에서 19일 5768.01로 9.65% 급락한 데 이어, 20일에도 전장 대비 3.73% 밀린 5552.74로 마감하며 연일 연저점을 경신했다.

지수 급락은 고스란히 '빚투(빚내서 투자)'의 뇌관을 건드렸다. 1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 4293억 원으로 일주일 전(1조 635억 원) 대비 34.40% 급증했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결제 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계좌가 속출한 결과다. 이에 따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전장 대비 1조 1445억 원 줄어든 31조 1082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미수금이 늘면서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하루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금액은 54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593억 원), 14일(893억 원), 15일(805억 원) 등에 이어 5거래일 연속 500억 원을 넘겼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간 쏟아진 반대매매 총액은 3407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직전 5거래일(775억 원)의 4.4배 수준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집행 비중 역시 4.1%에서 4.4%로 0.3%포인트 뛰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를 개인이 홀로 받아내는 수급 구조 속에서, 대기자금 고갈과 반대매매 매물 출회가 맞물릴 경우 하락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제 대금을 메우지 못해 발생하는 강제 매도 물량이 다시 지수를 끌어내리고, 이는 또 다른 담보 부족을 낳아 추가 반대매매를 촉발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