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교류 상징' 신압록강대교 건너 단둥 방문…정상회담 없는 방중은 처음
국정원 보고 과정서 '김정은 접견 상대' 혼선…'김정은식 실용외교' 평가도
김정은 당일치기 파격 방중…사전예고도 시진핑과 회담도 없었다
'북중교류 상징' 신압록강대교 건너 단둥 방문…정상회담 없는 방중은 처음
국정원 보고 과정서 '김정은 접견 상대' 혼선…'김정은식 실용외교' 평가도
김정은, 중국방문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당일치기로 방문한 것은 과거 방중 행보와 비교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중 양국의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고 귀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2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해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하고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만난 뒤 당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작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 참석 이후 1년 1개월 만이며 집권 후 6번째다.
과거 방중 때마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는 전례를 고려해 김 위원장이 베이징까지 이동해 시 주석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었지만, 김 위원장은 단둥에 머물며 왕 주석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일정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최고지도자의 동선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북한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방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베이징 방문 때만 해도 중국 외교부와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약 일주일 앞두고 관련 일정을 알렸지만, 이번에는 양국 매체의 사전 발표 없이 당일 방중 소식이 알려졌다.
김정은, 중국방문 (출처=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이 확인되는 과정도 긴박하게 전개됐다.
북중 양국 매체가 침묵한 가운데 정부 소식통이 연합뉴스에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했다"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이 처음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수일 전부터 고위급 방문 소문이 돌았고, 경호 훈련이 목격되거나 압록강변과 신압록강대교 등 주요 지역에서는 장갑차와 경찰 특수부대 등이 배치된 모습이 주민들의 눈에 띈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의 방중 하루 전날 국회를 찾아 정보위원회에 관련 동향을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전날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중국 내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일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관련 동향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하는 중국 고위급 인사가 중국 권력 서열 2위 리창 국무원 총리로 알려졌다가 왕 주석으로 정정되는 일도 벌어졌다.
윤 의원은 국정원 보고를 토대로 김 위원장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으나 중국 매체 보도 이후 김 위원장의 접견 상대가 왕 주석으로 확인됐다고 정정 공지했다.
윤 의원은 국정원으로부터 추가 보고를 받았다면서 당초 리 총리가 방문하는 것으로 계획됐다가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접견 상대가 변경된 정확한 경위와 시점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국정원이 잘못된 정보판단을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은, 중국방문 (출처=연합뉴스) 비록 정상회담은 없었지만, 중국 지도부가 고위급 인사를 보내 김 위원장을 맞이하고 환대한 것은 북중관계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을 맞이한 왕 주석은 올해 7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
왕 주석은 방북 당시 북한의 대표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돌아보는 등 북중 조약의 전략적 성격을 강조하며 경제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중 간 경제협력을 논의했던 왕 주석과 약 3개월 만에 재회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전통적인 정상외교보다는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기로 한 경제협력 확대에 있었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은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한 데 이어 단둥의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귀국길에는 신압록강대교를 이용했는데, 지난 15일 공식 개통한 이 다리를 직접 건너고 현장을 살펴본 것은 김 위원장이 향후 교량을 통한 인적 왕래와 무역, 경제협력 확대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다리 중간지점에서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고 우리의 마음도 더 굳게 잇는 역사적인 사명을 의심할 바 없이 정확히 수행하게 되리라"는 기대도 표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방문을 명분과 이념을 활용해 실리를 챙기는 김 위원장의 '실용외교'로 평가하면서 신압록강대교 현장점검 차원의 방중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중국과의 군사적·역사적 혈맹을 재확인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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