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대북 전문가들조차 해석 두고 의견 엇갈려
-김정은, 시진핑과 회동 불발로 북미회담 사전조율 못 해
- 반미 상징인 항미원조기념관 우선적으로 찾아
- 트럼프, 미·중·러 '우크라' 종전회담에 더 집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있는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해, 중국의 6·25전쟁 참전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파이낸셜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 단둥을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과정에서 내달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을 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일단 우세하다. 하지만 북중 외교장관들이 배석한 만큼 북미회담 조율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26일 외교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일정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로 보기 어렵다는 가장 결정적인 근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불발이 꼽힌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 대화라는 대형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중국과 사전 조율을 할 때는 베이징을 방문해 최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에 김 위원장은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만을 만났을 뿐 시 주석과는 만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북미 회담을 정식 조율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럼에도 최선희 외무상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배석했다는 점에서 북미 정세 논의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는 일부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당일치기 중국 방문 일정상 북중 외교수장들이 별도의 추가 회담을 갖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단둥 중심의 초단기 일정으로, 북미 회담을 위한 고도의 정세 조율이라기보다는 신압록강대교 개통 등 접경 지역 중심의 경제협력 이벤트 성격이 짙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이 단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장소가 '항미원조기념관'이라는 점도 북미 대화 준비론을 무색하게 만든다. 항미원조는 중국이 6·25 전쟁에 참전해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로, 대미 항전의 상징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 유연한 신호를 보내기 위함이 아니라, 중·러 밀착을 바탕으로 한 '신냉전 전선'에서 북한이 반미 연대의 핵심 축임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현재 최우선 외교 과제도 한반도가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전에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하기 위해 미·중·러 3자회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로인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미·중 4자회 담은 뒷전으로 밀려 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누가 회담을 요청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신중하고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등 주요 싱크탱크 역시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깜짝 북미 회담 확률을 10% 미만으로 극히 낮게 점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중국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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