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대선결과 '불복' ... 브라질 정국 혼란 예상
룰라 민생 공약 앞세워 지지층 결집... 결선투표 역전 승은 최초
25일(현지시간) 결선 투표에서 대선 승리를 확정지은 뒤 상파울루에서 연설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아르헨티나, 칠레 등 중남미 보수·우파의 잇단 집권 현상인 '블루 타이드(Blue Tide)'가 브라질에서 막혔다. 브라질 노동당(PT) 후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가 25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9%의 득표율로 승리하면서 통산 4선을 거머쥐었다.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는 이날 개표 완료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 룰라가 51.79%의 득표율로 48.21%에 그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선언했다. 440만 표, 3.6%p 격차였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즉각 불복 의사를 밝혀 향후 브라질 정국에 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보우소나루는 "(법원이) 경기 진행 중 규칙을 바꿨다"며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무효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복 근거로 투표 마감 시간을 악천후 이유로 오후 5시에서 7시로 2시간 연장한 연방대법원 결정을 제시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룰라 측 요청을 받아들여 투표 시간을 연장했는데, 보우소나루는 이를 결정한 크리스티아누 자닌 대법관이 과거 룰라 대통령 변호인이었다는 점을 들어 공정성 훼손을 주장한 것이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당선 수락연설에서 "브라질은 그 누구의 뒷마당도 아니다"라며 곧바로 미국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서 벗어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과의 관계 강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 같은 글로벌사우스 중심 균형외교을 앞세우면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마찰을 어떻게 피해 나가느냐가 룰라의 과제가 됐다.
당장 중국의 브라질과의 밀착 심화 등 남미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막고, 서반구 통제 강화 등 패권을 극대화하겠다는 '돈로 독트린' 등 트럼프 정부의 안보 전략은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은 보수 정권의 도움을 받아 브라질의 5G·6G 통신, 인공지능(AI), 방산기술 등의 첨단 안보 전략 분야를 미국 중심의 친서방 기조로 재편하려 해왔다.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중남미 우파의 연승 행진은 브라질 앞에서 멈췄다.
미국은 보수 후보로부터 외교·경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오겠다는 공약과 미국 주도의 역내 반범죄 동맹인 '미주의 방패' 참여를 약속받아 왔었다.
소년공 출신 룰라는 2002년 대선에서 브라질 사상 최초의 노동 계층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2006년 재선됐다. 이후 2022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꺾고 3선 고지에 올랐고, 이번 선거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아들 플라비우 후보를 꺾으면서 4선을 달성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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