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실질 성장률 1.0% 달성
민간소비는 되레 줄고 중기는 고통
출처=연합뉴스
연간 경제성장률 3%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1.0%로 집계됐다. 3·4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6%여서 4·4분기에 성장이 없어도 연간 3.6%가 나온다. 이런 성장 추세가 4·4분기에도 지속된다면 연간 4%도 넘볼 수 있다. 그야말로 깜짝 성장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년 전보다 18.8% 급증해 1977년 3·4분기 이후 48년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우리가 벌어들이는 소득의 실질구매력이 커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정도로 경제가 성장하는지 잘 느끼지 못한다. 민간소비가 되레 0.2% 감소한 것은 그런 결과다. 성장률이나 구매력은 높아졌는데 소비자의 지갑은 열리지 않는 것이다. 수치와 현실은 같지 않다.
사실 성장의 내면을 보면 불안한 요소들이 있다. 정부소비가 성장을 뒷받침한 면도 있고, 반도체 업종 하나가 성장의 절반을 이끌고 있는 것은 건강한 경제의 모습은 아니다. 각 경제주체나 전체 산업 업종들이 고르게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건강한 경제다. 한 업종 의존도가 높으면 그 업종의 업황이 나빠질 때 문제가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 퍼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산업과 기업은 호황이고, 그 기업이 낸 세금으로 나라 곳간은 찼는데 전체 가계와 여타 업종에서는 냉기가 감돈다. 낙수효과를 일으킬 돈의 흐름이 막혀 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겉보기엔 경제가 활짝 핀 듯하지만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다.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은 한 단면이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르면 취약차주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반도체 기업은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데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은 금융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성장은 재투자와 분배로 이어져야 한다. 모처럼의 고성장은 반갑지만 온기가 왜 제대로 흐르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성장의 과실이 아래로 전달될 수 있게 해야 미래를 위한 경제의 기초가 강해진다. 내수 기반이 튼튼해야 하고, 중소기업은 활력이 넘쳐야 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는데 4% 성장을 바라보면서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겉만 화려해 보이지 속을 들여다보면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수, 중소기업 위기, 고용이라는 세 가지 숙제의 해법을 지금 찾아야 한다.
성장으로 얻은 소득이 내수를 일으키도록 정책을 정교하게 구사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계기업은 솎아내더라도 고금리 부담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도산으로 몰리지 않게 취약차주를 가려내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고용 측면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청년들이 찾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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