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외교·통상 이슈
공화당 지지층도 전쟁엔 부정적
관세 등 통상정책도 민생 영향
유권자 49%가 "삶의 질 악화"
그나마 대중·러 외교평가는 '긍정'
트럼프 유세 기다리는 미시시피 유권자들.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의 크로스로드 아레나에서 열린 중간 선거 유세에서 참석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미시시피는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이란전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등을 배경으로 민주당 스콧 콜롬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이란전과 관련해 "곧 끝날 것"이라며 이란과의 휴전 조치에 대해 "시간 낭비였다"고 평가했다. AFP연합뉴스
다음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과 고율 관세가 표심을 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유권자들은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을 최우선 현안으로 꼽지만, 그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통상 정책을 지목하면서 대외 정책에 대한 불만이 민생 심판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싱크탱크와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외교·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한층 흐려졌다고 진단한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전통적인 선거 공식에 전쟁과 관세가 핵심 변수로 들어선 셈이다. 이란 전쟁과 고율 관세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상·하원 다수당 탈환을 노리고 있다.
■생활비 상승은 관세·이란 전쟁 탓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교 이슈가 곧바로 민생 경제를 타격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케이토연구소가 미국 등록 유권자 4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4%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구입하는 물건의 가격을 올렸으며 49%는 생활의 질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유권자들의 57%는 관세를 세금을 추가로 거두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시카고국제문제협회(CCGA)의 설문 결과에서는 유권자의 86%가 이란 전쟁이 유가와 식료품, 비료 가격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디젤(경유) 가격은 갤런(3.8L) 당 6달러를 넘으면서 연말 특수를 앞두고 물류비 부담을 더 높일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교역국에 '슈퍼 301조'를 통해 관세 부과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와 핵심 광물, 항공기 및 관련 부품에 안보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보복 관세 카드까지 준비하며 오히려 관세 조치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중·러 외교 긍정 평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새로운 전쟁 불참" 기조가 깨지고 중동 군사 개입이 장기화되면서, 시카고국제문제협회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조차 76%가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56%가 군사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은 가자 전쟁이 선거에 적극 참여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은 선거 이후에도 추가 병력 배치 등 강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의회에서 전쟁권법 통과로도 저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거부권과 행정 집행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의회가 국방비 증액 요구를 거부하거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위협은 할 수 있어도 지금까지 실제로 전쟁 예산을 완전히 차단한 사례는 없다.·
유권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및 러시아 외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릴랜드대 공공정책 교수 조슈아 시프린슨은 최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의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덜 대립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협력적 접근 방식을 더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소극적인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 러시아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미국 국무부의 우크라이나 협상 특사를 지냈던 커트 볼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늘리려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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