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5% 증가한 1209억 4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처음 1200억 달러를 넘어섰고, 1~9월 누적 수출액도 8145억 달러로 사상 처음 8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도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 6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무역수지 흑자는 5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10.1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한국 경제를 예상보다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반도체 수출과 생산 동향이 미국 인공지능(AI) 투자 흐름을 읽는 핵심 실물경제 선행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AI 산업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의 반도체 경기가 빅테크의 실제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워시 의장이 AI 투자 역시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한 점에 비춰,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 동향은 미국 경기와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 경제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 투자 급증에 필요한 투입재(feedstocks)의 상당 부분이 한국과 일본에서 오고 일부는 싱가포르에서 온다"며 "한국 경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유는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와 선박에 무엇이 실려 있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이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구매로 이어지고 있는지 한국의 생산·수출 흐름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출은 주식시장의 기대와는 별개로 실제 제품 수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투자도 금리 영향"…연준, 실물경제 변화 직접 점검워시 의장의 한국 경제에 대한 관심은 그의 통화정책 접근 방식과도 연결된다.
워시는 이날 연준이 경제를 평가할 때 "창밖을 내다보며 현실을 직접 점검한다"며 실제 경제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투자 급증이 금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금리를 올려도 AI 투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나는 회의적이었다"며 "금리는 직간접적으로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워시는 지난 9월 금리 인상 이후 투자자들이 기술 부문 안팎에서 투자 대상을 더욱 신중하게 선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자산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다소 긴축됐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과 관련한 투자 급증에 금리가 중요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믿는다"며 AI 투자가 경제의 다른 부분과 분리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금리 정책이 AI 기업들의 자금조달과 설비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그 변화가 한국의 반도체 수요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수출·생산 동향이 미국의 금리 변화가 AI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워시는 AI 투자 확대가 미국 경제를 과열시키고 있다는 주장에는 신중했다. 최근 생산성 향상이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AI가 생산성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오는 11월 16일 생산성·고용 태스크포스(TF) 현장 청문회를 열어 AI가 생산성과 일자리, 물가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워시가 한국의 반도체 수출을 금리 결정의 공식 선행지표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다. 다만 그의 발언은 한국의 첨단기술 공급망이 미국 AI 투자의 실제 강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월가도 한국 증시 주목…AI 투자심리 선행지표 부상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한국 증시를 AI 투자심리의 가늠자로 활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월 한국 증시가 글로벌 AI 투자심리의 선행지표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AI 인프라에 필수적인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는 만큼 한국 증시가 미국 기술주 투자심리를 미리 보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니 레다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이제 우리는 모두 한국 투자자"라고 말했다. 당시 코스피와 나스닥100지수의 60일 상관계수는 0.46으로 5년 평균 0.16의 약 3배에 달했다.
한국은행도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가 둔화하면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기존 전망보다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월가가 한국 증시를 AI 투자심리의 가늠자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워시 연준 의장까지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실물경제에 주목한 셈이다. 한국의 생산과 수출 동향이 미국 AI 투자의 실제 수요를 읽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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