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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궁지 몰릴수록 외교·통상 압박 강도 높였다 [11·3 중간선거 미국의 선택은]

(5·끝) 한미관계 시나리오
하원·주지사 판세는 민주당 쪽으로
공화당은 '상원 지키기' 승부 걸어
고율 관세로 존재감 과시할 가능성
"韓, 우선 호응해가며 청구서 대비"

트럼프, 궁지 몰릴수록 외교·통상 압박 강도 높였다 [11·3 중간선거 미국의 선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를 던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중간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공화당의 미래가 상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보다 '아쉬운' 처지가 될 수 있다며 그에 맞는 협상 전략을 준비해 실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화, 상원 사수에 사활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전체(435명)와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을 뽑는다. 동시에 50개주 가운데 36개주에서 주지사 투표를 치른다. 현재 미국 하원 구성은 435석 가운데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무소속 1석(공화당 성향), 공석 2석이다. 상원은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을 보유하고 있다. 45석은 민주당이고 나머지 2석은 무소속이지만 민주당과 연대하고 있다. 주지사의 경우 공화당 26명, 민주당 24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지 조사기관들은 하원과 주지사 판세가 이미 민주당으로 기울었다고 본다. 미국의 초당파 선거분석 기관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23일 발표에서 민주당의 경우 204석이 당선 안정권이며 14석만 추가하면 하원 과반(218명)을 채운다고 내다봤다. 공화당은 181석을 확보했으나 현재 다수당 지위를 지키려면 37석이 더 필요하다. 지지율이 접전인 선거구는 50곳이다. 이 중 그나마 공화당 후보가 유리한 지역은 17곳이었다. 아울러 미국 대선 분석 사이트 '레이스투화이트하우스'는 28일 예측에서 중간선거 이후 공화·민주당 주지사가 각각 24명, 26명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이 승부를 걸 수 있는 곳은 상원이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에 따르면 이번에 상원 선거가 열리는 35개주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유리한 지역은 각각 15개주, 13개주다. 나머지는 경합주로, 미시간, 아이오와, 메인, 캔자스, 오하이오, 알래스카, 텍사스를 포함한 7개 주다. 미시간을 제외하면 모두 공화당이 현역인 곳이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간선거 판세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민주당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을 지켜내면 나름의 선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경제팀장은 "분점정부를 예상한다. 상원은 공화, 하원은 민주"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달래 실익 챙겨야

신범철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을 지키면 기존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고, 정책의 동력도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상원까지 민주당에 뺏기면 여기저기서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원규 팀장은 하원이 민주당에 넘어가면 "예산권과 청문회, 조사 등을 통해 트럼프 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대통령 거부권·의회 입법 기간을 지적하며 "야당의 견제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나 대외정책을 크게 뒤바꿀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 팀장은 "오히려 입법이 막히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줬던 행동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모습을 감안해봤을 때, 궁지에 몰릴수록 관세나 수출통제 등 기존 권한을 더 거세게 활용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신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 이후 무역 흑자를 문제 삼아 한국에 추가 요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며 "기존 합의 준수를 강조하면서 트럼프 쪽을 달래야 한다. 지금 쿠팡 등 여러 사안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 이를 가급적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 시나리오에 대해 신 팀장은 "민주당이 반도체나 보조금 집행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고, 중소기업의 수입 가격 부담 경감 등을 위해 관세 예외 확대를 추진하는 부분도 있다. (한국은) 이런 민주당 하원의원들과도 접점을 늘려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수록, 우리가 어떤 부분에서 조금 후하게 호응해주면 우리의 상업적 합리성이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반응해줄 수도 있다"며 "한국산 제품이 들어가는 문제나 비자 문제, 한국이 함께 구매하거나 지원하는 부분 등에서 조금 더 유연성을 발휘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