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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視角] 소방관의 이상한 국가직 6년

[강남視角] 소방관의 이상한 국가직 6년
정지우 전국부장
경기 부천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김진석 소방위가 지난 17일 새벽 끝내 숨졌다. 전날 화재 초기 진압에 투입됐다가 고립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화재 진압 중 쓰러지거나 불 속에 갇혀 목숨을 빼앗긴 소방관은 올해만 김 소방위까지 네 명이다. 지난 4월 전남 완도의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는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가 급격히 번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경기 고양의 자동차검사소 화재 때 쓰러진 성치인 소방령은 3개월 넘게 치료를 받다 올해 3월 세상을 떠났다. 세 사람은 자녀를 둔 아버지였고, 한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소방업무는 원래 국가와 시군이 나눠 맡았다. 그러다 지방자치 흐름에 맞춰 1992년 광역자치단체로 일원화됐다. 소방관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바뀐 것은 2020년이다. 지자체마다 재정 여건이 달라 인력과 장비 수준에도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시민 29명이 숨진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논의를 가속화했다.

올해는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6년째 되는 해다. 그러나 그 세월 동안 국가가 무엇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2026년 전국 소방예산에서 국비 비중은 10.7%에 불과하다. 나머지 약 90%는 지자체가 부담한다. 지난해 전국 소방장비 구매 예산은 3050억원이었다. 정부가 소방안전교부세로 내려보낸 소방·안전시설 사업비는 4380억원이었지만, 여기에는 보행환경 정비 같은 일반 안전사업 예산도 섞여 있다. 장비 보강이 지자체 곳간 사정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올해 경기도에서는 소방안전교부세가 예상보다 적게 배분되면서 소방차량 구매계획이 축소됐다.

정부는 신분만 통일했을 뿐, 화재 예방·진압과 구조·구급은 지자체 사무로 남겼다. 평상시 지휘·감독권도 시·도지사가 쥐고 있다. 담배 개별소비세에서 소방안전교부세로 가는 비율을 20%에서 45%로 올리기는 했다. 다만 그 돈은 신규 소방관 인건비를 지원하는 데 쓰였다. 기존 인력의 인건비는 여전히 지방이 댄다. 지난해 소방공무원 인건비 6조3632억원 가운데 소방안전교부세로 지원된 돈은 5476억원(8.6%)에 그쳤다. 같은 국가직인 경찰관이나 교정공무원이 국가 예산으로 월급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본지 취재진이 만난 경남의 한 소방경은 통상 5명이 정원인 펌프차에 3명만 타는 곳이 많다고 토로했다. 누가 휴가나 교육을 가면 남은 동료가 그 자리를 메운다. 인천의 3년 차 소방사는 2024년 산불 때 인력이 모자라 체력이 바닥난 채로 산을 올랐다고 기억했다. 지원이라곤 물과 빵 하나씩이었다.

국가가 주는 소방안전교부세가 담배 세수에 따라 오르내린다는 점은 불안을 가중시킨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편성된 금액은 7605억원으로, 올해보다 27.6% 적다. 이동규 동아대 교수는 최근 3~5년 지원액 평균을 국비 지원의 최저선으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소방 현장에서는 가까운 119안전센터 대원들이 지휘관보다 먼저 도착하기도 한다. 건물 도면이나 위험물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채 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때도 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명예교수는 빨리 불을 끄라는 압박 속에서 정보가 부족한 선착대가 먼저 투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입을 자제할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천 사고 이후 여야는 소방공무원 인건비 국비 지원을 늘리는 법안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국가가 80% 이상을 부담하도록 하는 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작 화재 현장에서 건축물 설계도면과 위험물 위치를 확인하도록 하는 소방관 안전 법안은 상임위원회에 발이 묶여 있다.
정치권의 약속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펌프차에 세 명만 타는 곳이 많다고 전한 경남의 소방경은 이렇게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료마저 위험해지면 누가 나를 구해줄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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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전국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