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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동명이인 후보영입' 의혹, 美중간선거 판세 뒤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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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동명이인 후보영입' 의혹, 美중간선거 판세 뒤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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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동명이인 후보영입' 의혹, 美중간선거 판세 뒤집을까
두 명의 '댄 설리번' (출처=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알래스카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의 동명이인을 영입해 제3의 후보로 내세웠다는 의혹이 중간선거 판세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돌출했다.

민주당과 소속 후보가 연루 의혹을 부인하는 가운데 당장 사실관계가 규명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수세에 몰린 공화당으로선 예상치 못했던 막판 반전 카드를 잡은 셈이다.

이번 의혹은 민주당 후보인 메리 펠톨라 캠프가 당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댄 J. 설리번이라는 은퇴 교사를 섭외, 그가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도록 은밀히 작업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촉발됐다.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이자 현역 상원의원인 댄 S. 설리번과 이름이 같은 인물을 찾아내 등장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의 표 분산을 유도했다는 게 NYT 보도의 골자다.

설리번 의원을 겨냥한 '자객'으로 동명이인 후보가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선거 초반부터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선거를 두고 "설리번 대 설리번의 경쟁"이라면서 미심쩍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그 배경에 민주당과 펠톨라 캠프의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반색했다. CNN은 29일(현지시간) "민주당이 트럼프에게 정치적 선물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권에선 이번 사건이 알래스카를 넘어 전국적 선거 판도, 특히 가장 큰 관심사인 연방상원 다수당 지위를 가르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알래스카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이지만, 이번 선거 여론조사에선 펠톨라 후보가 설리번 의원에 오차범위 안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알래스카를 비롯해 공화당이 우세이던 주요 경합지에서 민주당이 몇 석을 빼앗느냐가 상원의 구도를 좌우한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면 도덕적 비난은 가능하지만, 법적으로 문제 될 소지는 없다는 게 선거법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CNN은 전했다. 다만 법적 다툼과 무관하게 정치에선 유권자들의 인식이 중요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CNN은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알래스카 상황은 끔찍하다"며 "이것은 계획된 책략(scheme)이다. 선거 부정행위다. 최고 수준의 완전한 선거 부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조작된 알래스카 선거", "미국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 행위"라며 펠톨라 후보와 '제2의 설리번'(댄 J. 설리번)의 사퇴를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간 이름만 다른 두 후보가 동시에 투표용지에 올라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릴 경우, 유권자의 선택권이 침해됐을 수 있는 만큼 주정부가 그 결과를 공식 인증해선 안 된다고 소송을 낸 상태다.

지난 22일 소송을 냈을 때만 해도 알래스카의 선거 결과에 불복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NYT 보도가 나오면서 미 법무부로선 소송의 명분을 얻은 셈이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형사 고발 혹은 민사적 조처가 필요한지 조사에 착수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에 나와 동명이인 후보 영입이 "분명히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바로 그 때문에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바로 그 때문에 법 집행기관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이 "알래스카 유권자들로부터 상원 의석을 훔치려 하고 있다"며 펠톨라 후보를 비판하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민주당이) 범행 현장에서 딱 걸렸다"고 하는 등 공화당은 총공세 모드다.

민주당은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상대 진영에서 제3의 후보를 지원하는 전략은 경쟁 후보를 공략하는 방법으로 다른 선거에서도 널리 쓰여왔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실제로 중간선거의 또 다른 경합지인 오하이오주에선 공화당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 후보 측이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의 득표력을 분산하기 위해 사회주의 성향의 다른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선거법 전문 변호사 벤 긴즈버그는 "이 일이 펠톨라 선거캠프에 정치적으로 놀라울 만큼 서툴고 당혹스러운 일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유령 후보나 허수아비 후보를 내세우는 것은 아마 양당 모두가 해왔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이 입을 정치적 타격은 확실해 보이지만,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명이인 영입 의혹으로 지지 후보를 바꿀 유권자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정작 우려되는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연방 정부가 알래스카의 '부정선거론'을 앞세워 중간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하거나, 극단적으로 물리력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라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중간선거 결과 수용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면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공정 선거'라는 단서를 달아 조건부 승복 의사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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