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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거래처 늘리겠다"던 4억5000만원…클럽 인수에 쓴 대표 징역 2년 [사기꾼들]

월 1.5~1.6% 이자 약속하며 투자금 모집
모은 자금은 클럽 인수에 사용한 것으로
채무 111억·계좌 잔액은 이미 마이너스
法 "자금 용도 속이고 변제 능력 없어"

"주류 거래처 늘리겠다"던 4억5000만원…클럽 인수에 쓴 대표 징역 2년 [사기꾼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2023년 11월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주류유통업체 대표 A씨는 지인들에게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빌려달라고 제안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주류업체들의 우량 거래처를 확보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논리였다.

A씨는 주류업계 특유의 판매촉진비 구조를 내세웠다. 거래처 확보를 위해 지원금을 먼저 지급하더라도 이후 주류대금 결제 과정에서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가 끊겨도 다른 주류업체의 판매촉진비를 통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원금 상환과 함께 월 1.5~1.6%의 이자 지급을 약속했다. 이를 믿은 피해자들은 이날 A씨에게 총 4억5000만원을 건넸다. 한 명은 업체 계좌로 2억원을 송금했고 다른 피해자 측은 수표 등으로 2억5000만원을 전달했다.

하지만 돈의 실제 사용 목적은 따로 있었다. A씨는 주류 거래처 확대를 명목으로 돈을 빌렸지만 실제로는 밀린 주류대금을 결제하고 서울 강남구의 클럽을 인수하는 데 사용하려 했다.

당시 A씨 회사는 이미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있었다. 금융기관 채무만 약 111억원에 달했고 피해자로부터 2억원을 송금받은 날 회사 계좌 잔액은 약 1억1700만원의 마이너스 상태였다.

A씨는 같은 해 12월 사위 명의로 강남의 한 클럽을 15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대금에는 피해자들에게 빌린 돈도 포함됐다. 그러나 클럽은 12월 26일 영업을 시작한 지 보름여 만인 이듬해 1월 10일 적자로 문을 닫았다.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이자 지급도 두세 달 만에 끊겼다. A씨 회사는 2024년 4월 법인회생을 신청했고 A씨도 같은 해 5월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재판에서는 A씨가 피해자들의 추궁에 클럽 인수 사실을 인정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이지민 판사는 지난 9월 29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클럽 역시 새로운 주류 판매처인 만큼 자금을 당초 목적대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돈을 빌릴 당시 회사 매출액이 약 114억원에 달해 변제 능력이 있었으며 이후 예상하지 못한 경영상 어려움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고도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들과 작성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는 자금 용도가 '주류판매처 확대에 필요한 운영자금'으로 명시돼 있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클럽 인수 목적을 알았다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당시 회사의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약속한 기한 내 원금을 갚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자금의 실제 사용 목적을 숨긴 행위 역시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편취금액이 크고, 피해 회복이 전혀 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미 확정된 다른 사건의 판결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